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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원세훈, 검찰총장에 '논두렁 시계'로 盧 망신주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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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6-26 12:03
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담당했다가 지난해 돌연 출국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어제 입장문을 냈습니다.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린 건 검찰이 아니라 국정원이었다고 또 한 번 주장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양일혁 기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어제 입장문을 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 경위였어요.

당시 파문을 일으켰던 내용인데, 우선 어떤 내용이었는지 간단히 정리 좀 해주시죠?

기자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갑 선물로 억대의 고가 시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권양숙 여사가 해당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또 다른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습니다.

이 전 부장이 입장문에서 언급한 당시 수사 내용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그와 같은 시계 세트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은 보도 이후 비로소 그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시계를 증거물로 제출해 달라는 검찰 요청에 '언론 보도 이후 권양숙 여사가 밖에 내다 버렸다'고 답변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함부로 유출되어서는 안 되는 수사 내용이 어떻게 언론에 보도됐느냐는 건데요.

검찰 책임이 아니라는 게 이 전 부장의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퇴근 무렵 국정원 직원 두 명이 사무실로 자신을 찾아와 '부정부패 척결이 좌파를 결집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원장님께서 검찰 수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런 사실을 알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겠다'고 정색하며 말하자 '실수한 것 같다'며 황급히 돌아갔다고 언급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해 말에 낸 입장문에서 한차례 언급된 내용인데요.

이 부장은 여기에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도 있었다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 폭로했습니다.

앵커

언론 보도 직후 외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화를 내기도 했다고요?

기자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을 찾아온 지 일주일쯤 지난 뒤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이인규 전 부장은 정순영 국회 전문위원과 김영호 행정안전부 차관 등 고위 공무원 등 5명과 식사 중이었는데, 보도 내용을 보고받고 원세훈 국정원장의 소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원세훈 국정원장이 한 짓이다', '정말 나쁜 사람이다'며 욕을 해 주위에서 말렸다고도 전했습니다.

앵커

또 한가지 궁금한 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왜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과거 일을 들추며 결백을 주장하느냐는 건데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인규 전 부장은 다니던 로펌을 그만두고 지난해 돌연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국정원TF의 '논두렁 시계' 진상조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해외 도피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여행하고 있을 뿐 잘못을 회피하기 위한 게 아니라며 의혹을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좀처럼 보이지 않던 이 전 부장의 모습이 최근 미국에서 포착됐습니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21일 SNS에 "네티즌들이 몇 달 만에 찾아냈다"며 이 전 부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게재하고 "이 전 부장을 즉각 소환해 수사하라"고 촉구했고,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인규 전 부장은 또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이인규 전 부장이 입장문에서 언론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국정원을 배후로 지목했는데요. 언론사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관련 보도 경위를 확인해보니 KBS의 경우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했고, SBS의 경우 보도 내용을 비롯해 원 전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할 때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SBS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SBS의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데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SBS는 "지난해 언론단체 등이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며 '논두렁 시계' 보도 경위를 조사했지만, 국정원 개입 정황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입장문에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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