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검찰총장에 '논두렁 시계' 망신 제안"

"원세훈, 검찰총장에 '논두렁 시계' 망신 제안"

2018.06.25. 오후 10:2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에 검찰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또다시 반박했습니다.

오히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자며 검찰총장까지 접촉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9년 '박연차 게이트'로 수사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갑 선물로 억대의 시계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후 권양숙 여사가 해당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또 다른 보도가 이어졌고,

노 전 대통령은 열흘 뒤 서거했습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하면서 수사 유출에 관여한 의심을 받는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입장문을 내고 또 한 번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국정원 직원 두 명이 사무실을 찾아와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해 거절한 사실 외에,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은 취지로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며 추가로 폭로했습니다.

그 뒤, 수사 내용이 언론을 통해 나가자 경위를 확인해 봤더니 국정원 대변인실 등이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직후에는 국정원의 행태가 생각나 고위 공무원 등이 모인 식사자리에서 화를 낸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전 부장이 지난해 말에 이어 관련 의혹을 또다시 부인한 배경에는 지난해 조사를 앞두고 도피성 출국으로 의심을 샀던 이 전 부장의 모습이 최근 미국에서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21일 SNS에 "네티즌들이 몇 달 만에 찾아냈다"며 이 전 부장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게재하고 "이 전 부장을 즉각 소환해 수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입장문에서 '만약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는 자신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