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버티면 그만?"...전방위 압박에도 꿈쩍 않는 한진 일가

[중점] "버티면 그만?"...전방위 압박에도 꿈쩍 않는 한진 일가

2018.06.23. 오전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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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횡포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거세지만 정작 총수 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수사기관들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구속 위기를 보란 듯이 벗어나면서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인 이명희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YTN이 폭로한 이 씨의 갑질 동영상입니다.

[이명희 / 前 일우재단 이사장 : 안국동 지압에서 나 오늘 지압 몇 시 갈 수 있는지 제대로 이 개XX야 전화해서 제대로 말해.]

종일 이 씨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었지만,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청구됐던 구속영장은 결국 기각됐습니다.

[이명희 / 前 일우재단 이사장 : (구속영장 두 번 기각됐는데 소감 어떻습니까?)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불법 고용혐의로 두 번이나 조사받았는데 억울하지 않으세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앞서 경찰이 조양호 회장과 조현민 전 전무를 상대로 신청했던 구속영장은 아예 검찰 문턱도 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정부 기관들이 11차례에 달하는 압수수색을 벌이며 대대적인 공세를 퍼부었지만, 뚜렷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은 겁니다.

당장 이른바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과 함께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영장 신청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상황이 이렇자 조 회장 측은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땅콩 회항 사건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입니다.

[조양호 /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조현아의 아버지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경우 두 딸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외에는 정작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입을 닫았습니다.

여기다 갑질 논란 중심에 있는 이명희 씨 역시 일우재단 이사장 직함만 내려놓았을 뿐,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정석기업 등기이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총수 일가 개인 일탈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아예 경영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습니다.

[이지우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이 한진 등 재벌 총수의 횡령이나 배임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국민을 대신해서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끌기' 전략으로 버티는 한진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직원들의 촛불집회는 다음 달 다시 열립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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