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배원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필요

[수도권] 집배원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필요

2018.06.22. 오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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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배원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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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정사업본부 집배원들에게 올해 6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6·13 지방선거 공보물을 돌리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는데, 주말에는 이른바 라돈 침대를 수거하느라고 바쁘게 보냈습니다. 집배원들의 업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전국집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과로 등으로 숨진 집배원만 1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인력충원 등을 통해서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 이야기, 전국집배노동조합의 최승묵 위원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이하 최승묵): 안녕하십니까, 최승묵입니다.

◇ 장원석: 오랜만에 연결하네요. 정확히 1년하고도 하루 됐습니다. 지난해 6월 21일에 제가 최 위원장님하고 인터뷰했던 게 기억나는데 그때도 굉장히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서 집배원분들이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면서 광화문에서 집회하셨잖아요. 어떤가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좀 업무환경 나아졌습니까?

◆ 최승묵: 올해가 더욱더 사망사건들이 많아서 더욱 심각한 상황인 것 같아요. 올 한해에도 벌써 전반기 6월도 안 지난 상황인데 올해 벌써 집배원이 열네 분이 사망하셨거든요. 그리고 열네 분 중에서 뇌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시게 된 분이 거의 반절이 넘어요. 일곱 분 정도가 사망하시게 됐죠.

◇ 장원석: 지난해에도 위원장님이 집배원들이 하루에 편지 1000통, 등기 택배 150건 소화하느라고 일반 노동자들보다 1년에 600시간 정도 더 일하고, 또 근무시간에 한도가 없다 보니까 법적인 보호 받기가 어렵다고 말씀해주셨는데, 1년 사이에 인력 충원이 제대로 됐다든지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나 보네요.

◆ 최승묵: 변화가 없습니다. 변화가 없고 택배 물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아마 이런 과로사하는 부분들이 점차적으로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서 굉장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지난해에도 집배원분들이 20명 가까이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올해에만 벌써 이렇게 많은 분들이 유명을 달리하셨는데. 가깝게는 지난 주말에 집배원 한 분이 또 안타까운 일을 당하셨는데, 고인의 명복을 빌겠고요. 여전히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겁니까?

◆ 최승묵: 집배원분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는 거랑, 그리고 업무 자체가 굉장히 과중한 업무예요. 저희 일하시는 분 심박 수를 측정해보면 거의 100m 달리기를 하루 종일 하면서 마지막 구분작업까지, 다음 날 우편물까지 구분작업을 해놔야 퇴근하니까.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일하는 문제랑 그리고 업무가 과중함에서 오는, 일상을 끝내고 나면 작업을 끝내면 거의 탈진할 정도의 건강상에 이상이 있다.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노출되면 이것이 누적되고 이것이 생명과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하는 거죠.

◇ 장원석: 지난 주말에 돌아가신 분은 매트리스 수거작업에 투입됐던 거죠?

◆ 최승묵: 예, 예.

◇ 장원석: 그런데 과로사냐, 아니냐를 두고서 우정사업본부와 노조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과로사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건가요?

◆ 최승묵: 과로사 신청을 해야 합니다. 사망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배경과 원인이 일과의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 것을 주장할 거고요. 그리고 이번에 오랫동안 장시간 노동으로 일했던 부분뿐만 아니라 특별소통기간, 6월 13일 선거기간 동안 더 일이 과중하고 더 오랫동안 일했던 것. 그리고 주말까지 쉬지도 못했던 부분들이 이번 매트리스 라돈 침대 수거하는 것까지 연관되면서 직접적인 사망에 이르게 된 배경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보통 지금까지 전례로 봤을 때 과로사 인정받는 비율은 어느 정도나 됐습니까?

◆ 최승묵: 비율이 좀 낮아요. 유족분들도 직접적으로 신청을 하셔야 하고, 그리고 또한 우정사업본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최근 3년간 집배원분들이 서른네 분 사망하셨는데 뇌심혈관 질환이랑 과로 자살까지 이어지는 분들까지도 포함해서 과반이 넘고 있어요. 그래서 작년 같은 경우에도 신청해서 업무와 연관성을 밝혀내고 과중한 업무에 비롯된 과로사와 과로 자살을 밝혀내는데, 밝혀져야지만 이게 과로사로 인정받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신청 단계에서부터 아니면 심사 과정까지 전원이 순직처리가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지난 주말에는 라돈 침대 매트리스 수거에까지 투입되면서 업무량이 갑자기 늘어났다는 소식 저희가 듣고 있는데. 지방선거 공보물 배송할 때와 더불어서 이것까지 업무량이 과중됐다는 여러 가지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데. 어떻습니까, 국무총리실 결정에 따라서 우정사업본부 3만여 명의 직원이 투입돼서 2만2000여 개 정도의 매트리스를 수거했다고 알려졌는데, 현장 분위기 어땠습니까?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나요?

◆ 최승묵: 굉장히 우려했어요. 집배원분들이 선거 공보물을 집집마다 돌리는 과정도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일하게 됐는데. 저희는 우정사업본부의 직접 이야기를 먼저 들은 것이 아니라 라돈 침대 수거율이 미미하다 보니까 우체국을 통해서 했으면 좋겠다, 상부의 지시 때문에 저희가 투입하게 됐는데. 이렇게 노동자에게 다시금 과중한 업무를 줬을 때에는 건강과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들이 반드시 발생할 수 있다고 기자회견도 했었고, 상당히 문제가 있을 거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사항, 결과적으로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죠.

◇ 장원석: 단순히 생각할 때는 업무가 굉장히 과중하다는 것은 저희가 간접적으로 들어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인데, 라돈 침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우려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사전교육이라든지 보호장비 같은 건 어땠습니까?

◆ 최승묵: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일단 수거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안전하다고만 계속 주장했어요. 라돈 침대에 들어있는 방사능 물질이 얼마나 위해한지, 그리고 취급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이 없었고. 그리고 매트리스를 전체 비닐로 밀봉하게 되면 괜찮다고 얘기했는데 천안 당진항을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지만 매트리스 밀봉을 하지 않은 채로 방출되는 경우도 있고, 그리고 비닐이 찢어지는 경우도 있고. 이런 여러 변수들이 있었거든요. 이런 것에 대한 정밀한 측정이라든지 아니면 건강에 위해를 주는 요소들에 대한 대처방안 이런 것이 좀 미비한 것이 사실이었죠.

◇ 장원석: 노조원들이라든지 현장 집배원분들은 실제 방사성 물질이 위험해서라기보다도 다들 국민들이 꺼리는,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물건을 왜 우리 집배원들이 수거해야 하냐, 이런 심리적인 박탈감이 더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우려도 있거든요. 그런 분위기는 없었습니까?

◆ 최승묵: 그렇죠. 그런 부분들도 크고. 주변에 집배원을 아시는 지인 분들이나 가족분들이 많이 우려하시고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선거 특별소통기간 동안 거의 집에를 들어오는 시간도, 거의 마주치는 시간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없었는데 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도 또한 밀린 우편물을 배달했고 라돈 침대를 수거해야 한다고 하니까 걱정을 많이 하고. 집배원에게는 쉴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면 좋겠는데 계속된 업무지시만 내려오다 보니까 그런 과중함에 대한 박탈감, 허탈감, 업무의 과중함 이런 것들이 작용했던 거고요. 라돈 침대를 수거하는 그런 측면과, 하나는 국가공무원이고 집배원이니까 어쩔 수 없이 국민 편의를 위해서 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강제성이 있었다고 봅니다.

◇ 장원석: 짧게 지금 당장 무엇이 필요한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 최승묵: 지금 당장 집배원 인력 충원이 절실해요. 적정한 인력을 통해서 과중한 업무, 장시간 노동하는 부분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게 국가 방침이기도 하고 국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가기관인 우체국에서 먼저 모범이 돼야 한다. 그렇지만 그전에 각종 규제가 있었어요. 예산상의 이유라든지 아니면 공무원 총 정원제이기 때문에 인력을 관리하는 측면에서의 제약과 규제가 있었다, 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런 부분들이 조속히 법적인 문제들이, 제도적인 문제들이 해결돼서 집배원분들이 적정한 인력으로 국민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여건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말씀 잘 들어봤고요. 저희도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아지길 바라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승묵: 고맙습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전국집배노동조합의 최승묵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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