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 출발새아침] 이수정 “이명희, 분노조절장애 아냐...여러 개의 얼굴 가져”

[김호성의 출발새아침] 이수정 “이명희, 분노조절장애 아냐...여러 개의 얼굴 가져”

2018.06.21. 오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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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 출발새아침] 이수정 “이명희, 분노조절장애 아냐...여러 개의 얼굴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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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6월 21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명희 행동...분노조절장애보다는 성격장애에 더 가까워
-상대에게 자신의 지위나 신분 각인시키기 위한 ‘도구적 분노’로 보여
-‘여러 개의 얼굴 있었다’는 운전기사 목격담처럼 목적에 따라 공격 행위 이용할 수 있어
-성격이 나쁜 게 처벌의 사유가 될 수는 없어
-여성이기 때문에 더 비난받아야 하는 정당하지 않은 부분도 존재
-조씨 자녀들...부모가 성격파탄자라면 자식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어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합리적 판단 가능... 나쁜 행위에 대한 책임 여전해
-미디어에서 이런 문제 행동에 대해 분석적 입장 취할 필요 있어
-이명희, 스스로 정신건강상 문제 있다는 거 인지하고 치료 받아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에 화병이 도를 넘어설 정도로 이제는 너무 지나치게 되지 않았나, 이런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온 국민을 놀라게 했던 YTN 단독보도 많이 보셨을 텐데요. ‘대한항공 오너 일가 리스크’로 지칭되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 평범한 사고와 일상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폭언과 폭력의 배경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누구든 화낼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또 화를 낼 수도 있지만, 지금 ‘갑질’로 대변되는 각종 범죄에서 등장하는 분노, 이것이 단순한 ‘화’일까요? 개인적 차원이나 사회적 차원 모두 심각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과 과정, 그리고 치유까지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이하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호성: 어제 저희 YTN 보도를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전화도 하시고요. 어떻게 저럴 수 있냐,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참 많았는데요. 도대체 화라는 감정표현이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이 사람들은 진짜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봐야 하는지요?

◆ 이수정: 일단 범죄는 대부분 분노 때문에 일어나기 때문에 분노조절에 문제가 없지 않으면 범죄와 연관된, 지금 이런 타인에 대한 공격행위와 연관된 일이 벌어지지 않겠죠. 때문에 분노조절장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에는 사실 분노가 이유가 아닌 범죄가 없다 보니까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이명희 씨가 보이는 화내는 타이밍을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은 누군가 제3자도 화가 날 만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결국 반응적 공격성이라고 해서 일종의 분노의 이유가 있고 분노 반응이 나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명희 씨가 어저께 공개된 자료를 보니까 전혀 상대방이 분노의 이유를 제공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계속 화내는 반응을 끊임없이 보이면서 욕설을 하는 이유는 그와 같은 분노는 일종의 상대에게 자신의 지위나 신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 이용하는 도구적 분노에 불과한 거예요. 그런 종류의 도구적 분노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장애자들이죠.

◇ 김호성: 그렇다면 말이죠. 이게 분노조절장애냐, 조금 전에 언급하신 반응적 공격성 이런 것들에 대한 논란이 지금 많은데. 이중적이다, 또는 선별적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서로 엇갈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수정: 지금 이명희 씨가 보이는 것과 같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한 도구적 공격행위 같은 것들은 그것은 사실 상대를 봐가면서 활용할, 이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 김호성: 다른 자리에서는 굉장히 공손하고 이랬다고 얘기했잖아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기사분인지 그분이 측근이 지적한 대로 얼굴이 여러 개의 얼굴이 있는 거죠. 자기보다 힘이 센 사람들한테는 가서 온순하게 아주 순응적으로 대응하지만 한편으로 자기보다 힘이 없고 신분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압제하듯이 비하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그러니까 일종의 감정적인 상태를 적정히 이용하는 패턴이라고 보이고요. 이것은 그야말로 무슨 질병에 해당하는 분노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보이는 양상하고는 굉장히 다르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교수님, 보면 갑질이라는 비윤리적인 지적, 그리고 이것이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범죄행위라는 지적, 이 양극단 사이에서 중간지대에서 사람들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요?

◆ 이수정: 그러니까 지금 이게 제일 큰 문제로 보여요. 지금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밖에 없는, 누구라도 비난할 수밖에 없는 정말 심각한 성격적 문제를 가진 사람의 행태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성격이 나쁜 이유로 처벌을 받는 게 정당하냐, 이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 사람이 행한 불법행위와 또는 불법행위가 아닌 것을 매우 엄중하게 가려서. 예를 들자면 탈세 같은 거야 너무나 분명하게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그런 행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건 거의 상습에 해당하니까 그런 것들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외에 지금 이렇게 영상에 떠돌아다니는 이런, 어떻게 보면 이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사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서 타당한 일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이성적으로 구분할 수 있으시면 좋겠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 분이나 또는 최근에 문제가 됐던 어떤 재벌 회장님 사모님의 소위 갑질이라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여성들, 지위가 높은 여성들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비난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이에요. 지금 이런 욕설을 하는 남자 재벌 총수들이 왜 없겠습니까. 그런데 이분들이 여자분들이다 보니 훨씬 더 비난의 대상이 되는, 여자이기 때문에 더 비난받아야 하는 이런 또 정당하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감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호성: 사실 법의 잣대를 놓고 본다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 이런 식으로 판단이 지금 내려졌잖아요. 그래서 풀려났어요. 어제만 해도 요란했던 상황이 아침에는 정리되는 듯한 느낌은 드는데. 흔히 ‘화도 에너지다’ 예전에 제가 틱낫한 스님의 책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런 에너지가 왜곡된 방향으로 분출된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 이수정: 그렇죠. 성격, 인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똑같은 분노라도, 분노가 일어날 상황이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런데 지위가 높은 몇몇 분들의 갑질을 보면 분노를 일으키는 상황이 아닌데도 화를 과도하게 내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 상대방을 모욕감을 주고 조종하고 비하하고 이런 데에다 에너지를 쓰잖아요. 그런 부분은 틀림없이 성격적인 문제로 고쳐야 하고 치료가 필요하고, 그러나 그걸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은 또 다른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거죠.

◇ 김호성: 이게 보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오너 일가의 문제다, 이런 식으로까지 국민들이 인지할 정도로 계속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단 말이에요. 이 배경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가정교육이다 뭐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 이수정: 그런데 우리가 유의해야 하는 것은 부모가 그와 같은 성격파탄자면, 문제는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도 결국 그런 나쁜 성격의 일부를 배울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자식들은 부모를 보고 배우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원인을 추적해보자면 결국에는 엄마의 과도한 성격적 문제, 그리고 아마 그 성격적 문제에 아버지도 일조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문제는 그런 종류의 부부관계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호성: 그러면 그 사람들 역시 피해자일 수 있다, 이런 얘긴가요?

◆ 이수정: 어린 시절에는 상당 부분 피해 경험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성인이 되면, 성인이라는 게 사실 모든 중추신경계도 다 성장하고 하기 때문에 본인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저절로 생겨요. 그걸 성숙이라고 하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전에 본인이 받았던 그런 종류의 교육 때문에 여전히 성인이 돼서도 계속 나쁜 행위를 뻔히 알면서 했다면 그 부분은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거죠. 그러나 미성년자들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충분히 책임소재를 관대하게 생각하고 교육 위주로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는 얘기할 수 있겠죠.

◇ 김호성: 교수님, 이게 개개인의 문제, 또는 극히 한정된 사람들과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요즘에는 SNS 같은 정말 불특정다수인들을 상대로 한 인간관계의 사슬망들이 있잖아요. 악플이라든가 악성댓글 이런 걸로 인한 가해, 피해 정도가 도를 지나쳐서 이제는 집단적 린치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수정: 상당히 지금 맥을 같이하는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삶이 척박해지면서 개인 간에 인격적인 대우, 관대하고 용서해주고 이해해주고 이런 종류의 노력들을 많은 사람들이 포기하고 있고요. 극단적인 경우에는 집안에서도 이런 것들을 포기하게 되면 이렇게 성격장애자로 성장을 발달을 시킬 수도 있다, 이런 사례. 아주 최악의 사례들을 지금 보여주는 건데요. 그런 것들이 사실 만연한 사회는 굉장히 불건강할 수밖에 없고, 그런 사회 병폐가 우리나라에 인격적인 대우를 못 받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기회가 보장되지 않게 되면 결국 그런 여러 가지 문제가 지금 자살이나 이런 종류의 사회적 문제로 와전될 수도 있는 거죠.

◇ 김호성: 분노를 일으킬 만한 행위를 한 대상자에게 집단적인 분노가 확산되는 것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죠?

◆ 이수정: 그렇죠. 분노라는 건 결국 1:1로 나한테 화를 내게 한 대상에게 화를 내야 정상인 거지, 그야말로 불특정다수들에게 나의 분노를 그야말로 이유없는 상대방에게 화풀이를 하는 건 이건 굉장히 사회적 문제죠.

◇ 김호성: 이 같은 문제를 여론화시키는 과정이라든가 이런 데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예를 들자면 타국에서는 그런 기준 같은 것들이 있습니까?

◆ 이수정: 글쎄, 그 부분은 아직까지 제가 법률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지, 그것까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아마도 우리나라 같으면 미디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데 미디어에서 이런 종류의 문제 행동에 좀 더 어떻게 보면 분석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그야말로 확대재생산, 예컨대 지금 이런 반응만 계속 재생산해서 그야말로 적대감만 확장하는 이런 종류의 취지는, 그런 분위기는 지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은 한편으로 합니다.

◇ 김호성: 교수님, 마지막으로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치유의 과정은 어떤 식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이수정: 이게 법적인 처벌하고는 달리 본인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심각한 고통이거든요. 본인도 이유 없이 계속 화가 나는 상태인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스스로도 인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고 유명한 사람이라도 성격적으로 이렇게 스스로를 볶는 성격이면 이건 정말 타인에게도 해악이 되기 때문에 스스로 자발적으로 조언을 받고 상담도 받고 치료도 받고 이런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호성: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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