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성 3명이 모이면...?"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성희롱 발언 물의

단독 "여성 3명이 모이면...?" 박경서 적십자사 회장 성희롱 발언 물의

2018.06.14.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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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직원 수십 명이 모인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박 회장은 잘못된 발언이었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김영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저녁 6시를 갓 넘긴 시각,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지난 8일, 적십자사는 본사 인근의 식당에서 팀장급 직원들을 불러 모아 박 회장 주재로 간담회를 겸한 식사자리를 가졌습니다.

막 간담회가 시작될 즈음 박 회장은 느닷없이 성희롱 발언을 내뱉었습니다.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며 여성 가슴을 비유해 성적인 농담을 한 겁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 네, 그런 말씀 하시긴 하셨어. 기자님 말씀하시니까 (기억나네요).]

간담회에는 서울 본사와 강원도 원주 혈액관리본부의 팀장급 직원 34명이 참석했고, 여성 팀장도 10명 가까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직원들은 박 회장이 술잔이 돌기도 전에 성적인 발언을 해 놀랐다며, 일부는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 개인이 받아들일 때는 쉽게 넘어가는 분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니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장에서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말리거나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신고 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박경서 회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발언에 대해 직원 한 명이라도 불편했다면 잘못된 일이라며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박 회장은 우리나라 초대 인권대사와 경찰청 인권위원장을 지냈고, 북한과의 민간교류를 이끈 인물로 꼽힙니다.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사내 성희롱과 성폭력 사건에 무관용 원칙을 선언했던 박 회장이 정작 본인은 사과 한 줄로 수습하려는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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