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전화 자체가 독립성 침해" 법원 부글부글

"靑 전화 자체가 독립성 침해" 법원 부글부글

2018.05.10.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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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가 '판사 파면' 국민청원을 법원 행정처에 전달한 것을 두고 법원 안팎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처사라며 집단 반발 움직임까지 일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논란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현직 부장판사를 파면해달라는 요구가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접수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글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자 청와대는 법관 인사에 개입할 수는 없지만, 사법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법원 행정처에 전화로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법원 안팎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울산지법의 한 현직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법원 행정처가 문제를 제기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해야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특히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성명서를 채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는데, 이에 대표판사 8명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청와대의 조치에 정식으로 항의하자는 안건이 채택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대한변협도 성명을 내고 "개별 사건마다 국민 청원이 있다고 이를 법원에 전달하면 법원은 여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법부 독립은 엄정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원 내부에선 전화통화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 것이란 비난도 있지만, 청와대가 법관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사법부 독립 침해 주장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법부 독립 침해냐 아니냐 법원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선 판사들의 자체 행정기구인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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