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외롭다", "나랑 자자"...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증언

[자막뉴스] "외롭다", "나랑 자자"...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증언

2018.02.01.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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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용기있는 고백을 한 서지현 검사!

그런데 서 검사에게 성폭력을 행한 사람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외에도 여러 명이 있었습니다.

서 검사는 사내 게시판에서 남성 중심적인 검찰 조직에서 여성 검사로서 끊임없는 차별과 언어폭력, 성희롱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서 검사가 올린 글을 보면, 성폭력이라는 가혹한 경험은 서 검사가 검사로 임관하기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임관 이틀 전 참석한 회식자리에서 당시 A 부장검사는 "나는 술 안 먹는 검사는 검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대생, 여검사를 싫어한다. 너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다 갖췄으니 악연 중에 악연이다"라는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부장검사를 처음 본 지 불과 두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나는 여성은 남성의 50%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너는 인정을 받으려면 2배 이상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장검사의 말에, 옆에 있던 B 선배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옳으신 말씀이야. 새겨들어"라며 군기를 잡았고,

"넌 여자애가 무슨 발목이 그렇게 굵으냐, 여자는 자고로 발목이 가늘어야 해" 라며 신체 지적을 한 C 선배, "여자가 그렇게 웃음이 헤퍼서 쓰겠나, 여자는 웃으면 안 된다"고 설교한 D 선배도 있었습니다.

직접 겪은 성희롱 경험도 적나라합니다.

유부남인 E 선배는 회식 뒤 집에 돌아가면서 "요즘 나 외롭다"면서 "네가 예뻐 보여 큰일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역시 유부남이던 F 후배는 "누나 저 외로워요,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저 한번 안아줘야 차에서 내릴 거예요"라며 행패를 부렸습니다.

회식 때는 손이 아플 때까지 탬버린을 치며 분위기를 띄워야 했습니다.

G 부장검사는 탬버린을 치느라 아픈 손바닥을 문지르는 자신에게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고,

유부남 H 선배는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 줄 테니 나랑 자자"라고 종용하다, 다음 날엔 아무 기억이 안 난다며 시치미를 뗐습니다.

'나 하나 잘못하면 여검사 전체를 욕먹게 한다.'

서 검사는 아무리 모욕적이어도 이 부담 때문에 아랫입술 꾹 깨물며 버텼다고 고백합니다.

서 검사의 폭로 이후, 그 용기와 결단을 응원하는 '미투' 운동도 확산하고 있는데요.

아무쪼록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성폭력과 성희롱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앵커 : 차현주
자막뉴스 제작 : 서미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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