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2년·김기춘 4년 실형...엄해진 블랙리스트 항소심

조윤선 2년·김기춘 4년 실형...엄해진 블랙리스트 항소심

2018.01.23. 오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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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장관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번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80일 만에 다시 구치로소 향했는데요.

조윤선 전 장관은 1심에서 국회 위증혐의만 인정돼 집행유예로 석방됐죠.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를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뒤바뀐 판결,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뒤바뀐 진술입니다.

박준우 전 정무수석이 항소심 재판에서 조윤선 전 수석에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을 인수인계했다고 1심 증언 내용을 뒤집었는데요.

전임자의 진술 번복이 결국 블랙리스트 혐의 인정에 결정적 변수가 됐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캐비닛 문건 내용도 1심 판결을 뒤바꾸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했는데요.

신지원, 김평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옵니다.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반년 만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겁니다.

[조윤선 /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블랙리스트 혐의 무죄라고 생각하시나요?) ….]

아무런 대답이 없이 법정에 들어간 조 전 장관은 나올 때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교도관들의 감시 속에 구치소행 호송차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7월, 구속된 지 여섯 달 만에 석방됐는데 180일 만에 또다시 법정 구속된 겁니다.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업무를 인수인계 받고 진행 상황도 꾸준히 보고받는 등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박준우 전 수석이 1심 진술을 뒤집고 조 전 수석에게 관련 업무를 전달했다고 증언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함께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형량이 1년 더 늘어나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이 당시 최규학 문체부 기조실장 등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과정에 소극적인 1급 공무원들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사직을 강요한 점도 인정했습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종덕 전 장관은 징역 2년, 김상률 전 수석과 신동철 전 비서관, 정관주 전 차관은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1심 형량이 유지됐습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자율성과 불편부당, 관념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재판부는 강조했습니다.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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