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겨우 18살, 소년원에서 실명이 된 아들

[자막뉴스] 겨우 18살, 소년원에서 실명이 된 아들

2018.01.23. 오전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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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이 모 씨 가족은 소년원에 있는 아들이 대학병원에서 눈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병원을 찾은 이 씨 가족은 아들의 왼쪽 눈이 실명됐다는 믿기 어려운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모 씨 / 소년원에서 실명한 10대 아버지 : 제 아들이 잘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죗값을 치르러 들어갔고 교육받으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잠깐의 실수로 애가 저렇게 앞을 못 보게 됐으니까.]

잘못을 반성하고 소년원에서 착실히 사회생활을 준비하던 아들이 시력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어머니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박 모 씨 / 소년원에서 실명한 10대 어머니 : 쟤(아들)가 막막하잖아요. 나이가 어리잖아요. 제 눈이야 줄 수 있으면 주지요. 근데 쟤(아들)는 18살이잖아요. 만으로. 세상 살아갈 날이 너무 많잖아요.]

가족들은 지난해 초 아들의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수차례 외부 진료 요청을 소년원 측이 매번 외면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사실상 반년 가까이 방치하다가 아예 안 보이는 수준이 되자, 그때 서야 병원에 데려갔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전주소년원 관계자 (수술 당일 통화 내용) : 그런 얘기가 있잖아요.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몇 번 하니까 사람들이 속아서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반응을 안 하고 뭐 그런…. 우리가 해줄 만큼 많이 해줬어요.]

이에 대해 전주소년원 측은 지난해 7월 이후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었고, 갑자기 통증이 생겨 급하게 수술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근기 / 전주소년원장 : 최대한으로 시력 회복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년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료 시스템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춘천소년원에서는 아픈 배를 호소하던 10대가 무관심 속에 넉 달 만에 대장암 판정을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전국 소년원 수용률이 130% 정도로 높은 데다, 교화와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 대신 수용과 격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사실상 기본적인 의료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정형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 여타의 의료접근권에 다 차단이 돼 있었다는 것이니까 의료 인권에서는 가장 최악의 경우라고 할 수 있죠.]

파문이 커지자 법무부는 전주소년원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기자: 김영수
촬영기자: 김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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