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객 등친 휴대전화 판매점...통신사는 나 몰라라

단독 고객 등친 휴대전화 판매점...통신사는 나 몰라라

2018.01.18.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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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개인 정보가 해킹당했다며, 판매점 직원이 10대 고객에게 수백만 원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휴대전화 판매점의 보안관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팔면 그뿐이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16살 신 모 양은 지난해 겨울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휴대전화를 바꿀 때 내부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과 연락처 같은 개인정보가 모두 해킹당했다는 겁니다.

판매점 직원은 유포를 막아야 한다며 수차례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습니다.

[A 씨 /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 : 내일까지 돈 준비해달라고 하거든요. 저도 그 얘기 듣고 여태까지 잠을 못 잤어요. 부모님도 모르게 해결할 수 있어요. 500만 원만 있으면 돼요. 쉽죠?]

하지만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뻔뻔한 연기에 속아 넘어갈 뻔한 신 양과 가족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신 모 양 / 피해자 : 애들한테 이게 갔나 하고 물어볼까 휴대전화만 껐다 켰다 하면서 계속 울면서 힘들었어요.]

범행이 들통 나자, 판매점 직원은 목돈이 필요해 자작극을 꾸몄다고 해명했습니다.

[A 씨 /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 : 학생이 약간 울먹이면서 우리 집에 돈 없다고 했을 그 순간에 아 저는 내가 미쳤구나 생각했죠. 그때부터 죄책감을 갖고 살고 있죠. 내가 미친 범죄를 저질렀구나.]

하지만 어린 학생을 상대로 뻔뻔하게 사기를 치고도 여전히 해당 매장에서 그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과거 전력이 없어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 : 컴퓨터에 저장했다가 (자료를) 새로운 휴대전화에 옮기는 작업이었는데, 옮기면서 본 게 있어서 협박한 거에요.]

이처럼 고객 정보를 악용한 휴대전화 판매점들의 위법 행위가 잇따르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에는 고객 개인정보 천7백만 건을 파기하지 않은 혐의로 통신사 판매점 8곳이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 : 판매점 같은 경우는 통신사와 계약 관계가 아니라서 별도로 제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일반 자영업자가 고용한 직원이 벌인 사건이라서 저희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뾰족한 수가 없다며 통신사 측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휴대전화 판매점은 개인정보 유출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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