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25미터에서 측정을?...엉터리 미세먼지 수치 이유 있었다

지상 25미터에서 측정을?...엉터리 미세먼지 수치 이유 있었다

2018.01.14. 오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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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야가 나쁘고 공기도 좋지 않은데, 미세먼지 수치는 생각보다 낮게 나와서 의아하셨던 적이 있죠.

미세먼지 측정소 10곳 중 7곳이 규정보다 높게 설치돼 실제 체감 농도와 다른 엉터리 측정치를 제공해 온 사실이 정부 실태 조사로 확인했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뿌연 먼지로 덮인 도심.

정부가 발표하는 미세먼지 수치는 보통이지만 공기 질이 더 나쁘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옥엽 / 서울 홍제동 : 운동하러 나오면 어떤 때는 앞이 뿌예서 눈도 안 좋은 데다가…보통이라고 할 때도 나와보면 별로 그렇게 개운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체감 농도와 측정치가 다른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 옥상에 있는 서울 서대문 미세먼지 측정소.

측정 구가 지상에서 25m나 위에 있습니다.

측정소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32마이크로그램, 지상에서는 41마이크로그램으로 28%나 차이가 났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공기 순환이 잘 돼 미세먼지 농도가 낮게 측정된 겁니다.

환경부가 실태 조사한 전국 10곳 측정소 가운데 7곳이 지상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낮았습니다.

미세먼지 측정 구는 사람이 숨 쉬는 높이인 1.5~10m 정도로 설치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10곳 중 8곳은 그보다 높게 설치돼 있습니다.

전국 측정소의 평균 높이는 14m였습니다.

아파트로 따지면 6층 높이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온 것입니다.

[송옥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20m라는 부분이 국민들이 제대로 (미세먼지를) 느낄 수 있는 높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좀 더 대책을 마련해야 되겠고요.]

환경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계기로 미세먼지 측정 구 높이가 20m가 넘는 곳은 옮기기로 했고 불가피하게 10m가 넘는 곳은 평가위원회 승인을 거치는 등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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