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헌법재판소가 '붉은색 의자' 바꾼 이유는?

[뉴스앤이슈] 헌법재판소가 '붉은색 의자' 바꾼 이유는?

2018.01.03.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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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여기 사진 두 장이 있습니다.

둘 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인데요.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의자가 다르죠.

헌법재판소가 30년 만에 의자를 바꿨습니다.

높이 솟은 붉은색 등받이에 무궁화 문양의 휘장이 새겨진 목각 의자.

1988년부터 약 30년 동안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지켜오면서 우리 헌법사에 중요할 결정이 내려질 때마다 함께했습니다.

[이정미 /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해 3월) :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해 3월 이정미 당시 헌재 소장 대행이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는 주문을 읽을 때도 이 의자 위에 앉아있었는데요.

헌재를 상징하던 이 목각 의자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대신 연갈색 의자가 자리를 채웠습니다.

재판관들 머리 위로 위압적으로 솟아있던 등받이는 최대한 낮췄고요.

무궁화 문양의 휘장은 뺐습니다.

권위를 벗고 국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겠다는 의미입니다.

또 부드러운 가죽 재질인데요.

오랜 시간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심리하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는 재판관들의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새 의자는 한 개 100만 원 정도로, 따로 주문 제작하지 않고 시중에 팔던 의자 중에 골랐다고 합니다.

헌법재판소, 30년 사용한 의자 교체.

권위는 내려놓고 기능은 보완한 헌법재판소의 새 의자, 어떠신가요?

재판관들이 더 낮은 곳에서 더 열린 마음으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주춧돌이 돼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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