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크레인 사고, 이유와 대책은?

반복되는 크레인 사고, 이유와 대책은?

2017.12.28.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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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준 / 한국 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

[앵커]
오늘 오전 서울 강서구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달 들어서 벌써 네 번째 발생한 크레인 사고인데요. 정부가 예상 대책을 내놓은 뒤에도 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크레인 사고가 이렇게 계속되는 이유와 그리고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것인지. 한국 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인 안형준 교수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공사장 크레인이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먼저 사고 개요부터 간단하게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얼마 전까지 타워크레인이었는데 이번에는 이동식 크레인입니다. 이동식 크레인이 철거 현장에 공사장비인 굴삭기를 올려 놓다가 붕괴된 사고입니다.

[앵커]
타워 크레인과 이동식 크레인이 어떻게 다른 겁니까?

[인터뷰]
타워 크레인은 마스터라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올라가면서 공사 진행 속도에 따라서 마스터를 올려가면서 높이는 것이고요. 지금 이동식 크레인은 마스터나 붐대가 있습니다. 붐대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철거 현장에는 많이 쓰이는 거죠. 계속 공사 장비 하나 올려놓고 하는 거죠.

[앵커]
타워 크레인 경우 아파트나 초고층 건물들을 건축할 때 쓰이는 크레인을 이야기하고요. 이동식 크레인은 그냥 무거운 짐이나 자재 등을 옮기는 걸 얘기하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죠?

[인터뷰]
네.

[앵커]
그런데 원인을 짐작해 본다면 어떤 점들이 꼽힐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사진을 보니까 한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이동식 크레인의 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요. 왜냐하면 신문이고 뉴스에도 70톤짜리고 나오는데 이건 잘못된 보도입니다. 크레인은 톤과 모멘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앵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터뷰]
70톤 모멘트라는 것은 1m에서 70톤까지 들 수 있는데 이게 10m 넘어가면 7톤밖에 못 든다는 것이죠. 7톤 곱하기 10m, 그러니까 멀리 갈수록 많은 물건을 못 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5톤짜리 굴삭기를 올리다가 넘어갔단 말이죠. 그러니까 제가 14m가 넘어간 데에 대해서 물건을 들다가 붕괴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같은 무게를 들지라도 얼마나 높이 드느냐에 따라서... 멀리 드느냐에 따라서 용량이 더 커져야 된다는 이야기죠?

[인터뷰]
그렇죠. 시소 아시죠? 시소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할 때 어른은 어떻게 합니까? 가까이 있고 아이들은 멀리 있기 때문에 균형을 잡죠. 왜, 멀리 있기 때문에 톤, 미터.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멀리서도 아이들과 어른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그거거든요. 마찬가지로 크레인도 멀리 있는 건 가벼운 물건밖에 못 듭니다.

[앵커]
일단 용량의 문제가 제기가 될 수 있고요.

[인터뷰]
두 번째는 지지대가 약하지 않았나 봐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어떤 힘을 받으려면 지지대가 튼튼해야 되는데 지지대가 약할 때는 지금 붕괴된 모습으로 봤을 때는 약한 것 같고...

[앵커]
크레인을 받히고 있는 지지대를 말하는 거죠? 통상 크레인을 받히는 지지대는 뭘로 돼 있습니까?

[인터뷰]
거기에 지지하는 지지판이 있어요. 판이 제대로 지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하중을 받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10톤 미터를 들려면 10톤 미터를 잡아줘야 하는 지지대가 있어야 되거든요.

[앵커]
그 지지대가 통상적으로 강철이나 쇠 이런 걸로 되어 있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리고 또 세 번째 원인이 지금 의심하는 게 경사면이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경사면은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 고인 판을 갖다 놔야 되거든요. 그래서 보니까 경사된 면이고 고인판이 부족한 것 같고요.

[앵커]
균형을 잡는 문제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닌가 이렇게 판단됩니다.

[앵커]
다시 한 번 정리를 하면 첫 번째 용량의 문제가 될 수 있고 두 번째는 지지대가 얼마나 튼튼했는지 그 부분이 될 수 있고 세 번째는 경사면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혹시 크레인의 균형이 상실됐을 가능성이 있다.

[인터뷰]
맞습니다. 세 가지의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네요. 이건 경찰이 조사를 할 테니까요. 아마 드러나는 부분을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게 참 최근에 크레인 사고가 유독 잦죠. 이게 참 올해, 이달 들어서만 벌써 네 건이 발생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크레인 사고로 변을 당하는 노동자들이 최근에 굉장히 많이 늘고 있어요.

[인터뷰]
저도 이해할 수 없는 게 2013년에 6명의 사망자가 있었어요. 2014년에는 5명, 2015년에는 1명으로 줄었다가 2016년, 작년에 10명으로 갑자기 10배가 뛰었고 올해 2017년에 20명으로 뛰었어요.

그러니까 재작년에 비해서 20배가 뛰었고 작년에는 10배가 뛰었다는 거죠. 그래서 왜 이렇게 갑자기 타워 크레인, 크레인 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늘어나는지 저희들이 원인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크레인 사고의 사망자수가 2013년 6명, 2014년에 5명, 2015년에는 1명으로 이렇게 줄었는데 갑자기 지난해 10명으로 늘었고요. 또 올해는 벌써 지금 20명으로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정말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왔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대책을 세우고 나서도 네 건이나 발생했다는 것은 이게 정말 실효성이 있는 정책인지, 대책인지 우리가 꼼꼼히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타워 크레인 사고는 이게 우연이나 또는 운전자나 또 작업자들의 실수보다는 근본적으로 따져놓고 보면 안전불감증 또 한 가지는 부실한 절차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매번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특히 크레인의 등록부터 해체까지 참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요?

[인터뷰]
타워 크레인이랄지 크레인은 건설 공사에 꼭 필요한 장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 매뉴얼만 지키면 절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고는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계속 노출돼 있다가 어쩌다 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고에 노출돼 있는데 사고가 안 났다고 교만 떨다가 사고가 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타워 크레인에 대한, 크레인의 안전 매뉴얼만 지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앵커]
그러면 타워 크레인이 사용되기 전에 기본적으로 해야 될 절차가 등록해야 되는 절차가 있는데 등록하는 절차에 혹시 허점은 없습니까?

[인터뷰]
등록은 주인이 하니까 지금 임대업자, 타워 크레인의 임대업자가 등록하겠죠.

[앵커]
그런데 등록할 때 소유주가 지자체에 등록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임에로 제조연도를 변경하거나 또는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던데요?

[인터뷰]
지금 그런 얘기가 들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조연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타워크레인이 제대로 작동하느냐인 것이죠.

[앵커]
그건 검사의 문제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꼭 새 것이 타워크레인이 좋다는 것은 없습니다. 잘 정비되고 잘 꼼꼼히 잘 관리만 한다면 제조연도와 상관없이 제조연도도 얼마 안 됐다고 해도 사고 위험이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검사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는데요. 크레인의 경우에 사용 검사, 이게 신규 검사가 있고요. 또 정기검사가 또 있고 또 수시검사가 있는데 문제는 검사기관마다 검사 결과가 아주 천차만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죠.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매스컴에서는 합격률이 상당히 높다, 그게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안 보고요. 합격률이 높다고 하면 그러면 안전하면 좋은 거죠. 그런데 합격률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니까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안전점검 진단, 정비를 못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말 현장에서는 안심하며 쓸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아닌 게 아니라 이달 들어서 용인과 평택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요. 현장에 있던 크레인도 얼마 전에 안전 검사를 둘 다 통과했다고 하더군요.

[인터뷰]
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그 사고가 장비 자체보다는 마스터와 마스터를 연결하는 연결부위에 대한 부품들이 문제가 됨으로써 큰 사고가 일어나는데 만약에 타워 크레인이 현장에 반입되면 이러한 장비 부품들이부실할 때는 절대로 현장에서 설치를 못 하도록 하는 안전관리 책임자의 확인이 필요하고요.

또 설치할 때 어떤 부품이 부족하면 반드시 좋은 부품을 우리가 보완을 해야 되고 타워크레인 기사가 어떤 부위가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것을 교체를 요구하는 그런 타워 크레인 기사가 자기 직업에 대한 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교수님이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해 주셨는데 문제는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그런 전문적인 지식이나 부분들이 떨어진다는 지적들이 있어요.

[인터뷰]
떨어지는 것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타워크레인 임대업자가 다르고 또 타워 크레인의 설치 업자가 다르고요. 타워크레인 사용하는 기사가 다르고 타워크레인 해체하는 기사가 또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워크레인이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전달을 해 줘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설치만 해 놓고 가버리면 작업하는 사람한테는 정보가 없고요. 또 작업하는 사람이 그냥 가면 해체할 때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타워크레인 전반적인 문제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최근에 정부가 하도 크레인 사고가 이렇게 빈발하다 보니까 대책을 내놓았죠. 대책을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인터뷰]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시기적절하다고 보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처벌 위주의, 규제 위주의 대책은 실제 현장에 생각하는 것보다 반영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책이 나온 후라도 계속 타워크레인 사고가 난다는 것은 그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타워크레인에 관련된 또 크레인에 관련된 사고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임대업자도 원하지 않을 것이고 타워크레인 기사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고가 나면 어떤 사람들의 규제라든지 처벌 위주보다는 모든 사람이 안전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지난번에 정부가 11월 16일이죠.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시한 대책이 처벌 위주의 대책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인터뷰]
규제, 처벌이 많습니다. 그거보다는 설치 업자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 어떤 조치를 하라는 게 없어요. 사고 나면 규제하겠다, 처벌하겠다이니까 설치하는 업자도 타워크레인하는 기사들도 자기가 사망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타워크레인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안전에 필요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부 대책은 좋지만 처벌 위주의 대책 가지는 규제 대책 가지는 안전사고를 막지 못한다는 거죠.

[앵커]
그렇다고 한다면 실질적인 대책으로 어떤 부분이 보강됐으면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인터뷰]
우선 임대업자들이 타워크레인을 자기가 샀기 때문에 그것을 빨리 빨리 자기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무리한 공사를 진행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타워크레인 임대업자가 갖고 있는 크레인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서 공사를 따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럴 때 최저입찰제를 한단 말이죠. 싼 가격에. 그러니까 싼 가격에 하니까 문제죠. 그래서 저는 인명 피해가 있는 장비들은 정말 최저입찰제보다는 정말 안전한 사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저입찰제보다는 임대업자들도 충분히 이윤이 보장돼 있고, 만약에 불량한 것이라면 엄청난 자기에게 불이익이 있다라는 걸 알면 충분히 장비를 정비할 것이고요.

또 타워크레인 기사라고 할지라도 어떤 부품이 필요하다고 요청을 하면 그것이 불이익을 안 받아야 돼요. 왜? 저 친구는 타워크레인 기사만 하면 됐지, 왜 장비를 보완해 달라, 다음에 저 친구를 채용 안 해야겠다 이렇게 하면 불이익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와 같은 타워크레인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입장에서 안전적인 측면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만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두 가지 실질적인 대책이 좀 보강돼야 된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첫 번째는 임대업자들의 어떤 최소한의 이윤 보장이 필요하다고...

[인터뷰]
최저입찰제를 없애라.

[앵커]
그리고 또 타워크레인을 현장에서 운영하는 기사들, 노동자들의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된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인터뷰]
그것이 결국 임대업자들에게 유리하죠. 장비를 잘 관리해 주기 때문에.

[앵커]
그외 추가로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인터뷰]
그리고 타워크레인은 정말 신호수가 필요합니다. 어떤 용량이 오버되면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무게가 되느냐를 사전에 알아서 타워크레인 기사가 안전하게 들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타워크레인 기사와 신호수와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어서 나는 사고가 많았습니다.

[앵커]
정부 대책도 나왔지만 이렇게 끊이지 않는 사고. 이제는 보다 좀더 실질적이고 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지금까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인 안형준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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