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으로 털 뽑고, 때리고...신고해도 갑질은 계속

핀셋으로 털 뽑고, 때리고...신고해도 갑질은 계속

2017.12.26. 오후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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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군대 내 폭력과 갑질.

이번엔 공군입니다.

술에 취해 병사를 때리고 핀셋으로 털을 뽑는가 하면, 누나나 여동생에 대한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이 참다못해 네 번이나 신고했지만 공군 당국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공군 모 전투비행단 A 정비반장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4월까지 휘하 병사 다섯 명을 상습 폭행했습니다.

수시로 술이 덜 깬 채로 출근해 병사들의 뺨을 때리고, 자리를 피하면 따라와서 또 때렸습니다.

의자에 앉혀놓고 때리고, 병사 두 명을 불러서 서로 때리라고 시키기도 했습니다.

견디기 힘든 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또 한 병사의 얼굴에 난 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핀셋으로 뽑기도 했고, 지난 3월 부모 초청행사를 앞두고는 여동생이나 누나 있으면 데려오라며 듣기 거북한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개인 빨래나 설거지를 시키고 아침에는 물과 얼음까지 대령해야 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해야 하는 군 관련 업무를 행정병에게 맡기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부대에 신고했지만 군 당국은 이를 모른 채 수사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 반장이 신고 사실을 알아내 더 심한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견디다 못해 다시 신고해 감찰과가 조사에 나섰지만 감찰과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준 뒤 그 안에 다시 가혹 행위를 저지르면 처벌하겠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감찰실은 유예기간 동안 A 반장의 행위에 대한 확인서를 병사들이 작성하게 했는데요.

하지만 갑질 피해자들에게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가해자의 잘잘못을 기록하라니요?

제대로 될 리가 없죠.

A 반장은 피해병사들을 모아 놓고 사실 아닌 것을 적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군본부 측은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본부 차원의 감찰조사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도움을 청하면 되려 불이익을 당하는 군대 내 갑질과 폭행, 언제쯤 근절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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