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없는 '도피범죄자'...풍선효과는 숙제

설 곳 없는 '도피범죄자'...풍선효과는 숙제

2017.12.16. 오전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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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망간 한국인 피의자들이 최근 전세기 편으로 집단 송환됐습니다.

'범죄인 안전지대'로 꼽혔던 필리핀과 적극 공조가 가능해진 만큼, 제3국으로 도피처가 바뀌는 풍선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은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샌드위치 마크'를 하는 경찰 사이에 피의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습니다.

'완전 범죄'를 꿈꾸며 필리핀으로 달아난 범죄자 47명이 국내로 송환되는 장면입니다.

하늘 위 4시간 동안, 테이저건까지 준비된 전세기에는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예산 1억 원에 투입된 두 나라 경찰만 300명이 넘는 대규모 호송 작전이었습니다.

[전재홍 / 경찰청 인터폴계장 : 총 120명이 호송하러 갔습니다. 피의자 한 명에 호송자 2명이 붙고, 우발 사태에 대비해 예비 조까지 운영했고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필리핀은 범죄자에게 '도망자의 천국'으로 꼽힙니다.

7천 개 섬으로 이뤄진 가까운 나라인 데다, 총기 소지가 쉽고, 경찰 부패지수가 높아 매수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과 필리핀, 양국 경찰청장의 만남 이후 수사 공조는 급물살을 탔고, 전세기 송환으로 그 신호탄을 쐈습니다.

추가 송환 논의가 이어지는 등, 필리핀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장밋빛 전망' 속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태국 등 제3국으로 도피하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막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평상시에 유대가 잘 돼 있어야 실제로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수사기관 간의 업무 협조, 정보 교류가 필요합니다.]

필리핀과의 공조로 자신감이 붙은 경찰은, 다양한 나라와 업무 협약을 통해 수사망을 더 촘촘히 다질 계획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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