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구속, 검찰 '적폐청산 수사'에 탄력

우병우 구속, 검찰 '적폐청산 수사'에 탄력

2017.12.15.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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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번 구속은 세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가 탄력을 얻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입니다.

그동안 주요 피고인들이 구속적부심에서 줄줄이 석방되고 구속영장까지 잇따라 기각되며 위축됐던 검찰 수사가 다시금 반전을 맞았습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우병우 전 수석은 적폐청산 수사를 벌이는 검찰에 가장 아픈 부위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지난해 11월 첫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1년 넘게 조사를 이어왔지만, 앞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며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습니다.

잇단 기각에 검찰은 영장 발부의 기준이 뭐냐며 법원을 상대로 날 선 발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내심 수사팀의 사기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소환 당시 검찰청사 안에서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우 전 수석의 모습은 이른바 황제 조사라는 비판까지 불러왔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번 우 전 수석의 구속으로 그동안의 부정적인 시선을 덜어내는 동시에, 앞으로의 적폐청산 수사를 진행할 동력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라는 평입니다.

검찰 국정원 수사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구속에 대해, 최고 권력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다며 정의의 실현이라고까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우 전 수석의 구속은 검찰 내부의 사기 진작을 넘어 앞으로 관련 수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진보 교육감 뒷조사 의혹 등을 포함해 국정원이 개입한 국정농단의 추가 단서까지, 우 전 수석을 둘러싼 주요 관계자들의 진술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에 반해 우병우 전 수석의 태도는 이번 구속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선 검찰 소환에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며 평소의 날카로움을 누그러뜨린 모습'도 보였지만,

[우병우 / 前 청와대 민정수석(지난달 29일) :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혐의가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 범위 안에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등, 심경의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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