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 후원금이 엉뚱한 곳에? '기부포비아'

내가 낸 후원금이 엉뚱한 곳에? '기부포비아'

2017.12.07.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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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마음으로 기부했는데 그 돈이 엉뚱한 곳에 쓰였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온정을 나누는 기부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배신감과 거부감을 느낀 사람들의 기부 공포증, 이른바 '기부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에는 후원금 13억 원을 빼돌린 이영학 사건과 아동을 후원한다며 무려 128억 원을 횡령한 '새희망씨앗' 사건이 있었죠.

이렇게 일부 사람이나 단체가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돈을 쓰면서 나눔의 손길이 줄고 있습니다.

모금함을 향한 싸늘한 시선은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내년 1월까지 실시하는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의 현재 모금액은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고요.

얼마 전 시작한 구세군 자선냄비도 모금액이 예년보다 현저히 줄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후원을 받아 취약계층에 연탄을 전달하는 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40만 장 전달을 목표로 잡았지만 지금까지 14만 장 정도밖에 후원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부 단체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모금액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실제 기부금 정보 공개의 의무를 가진 단체는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상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부 포비아'가 확산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도움이 절실한 이들이 떠안게 되겠죠.

기부의 바람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선 기부금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재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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