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야근에 화장실도 못가...10대 현장실습생들 '잔혹사' 실태는?"

[신율의출발새아침] "야근에 화장실도 못가...10대 현장실습생들 '잔혹사' 실태는?"

2017.11.24. 오전 08: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신율의출발새아침] "야근에 화장실도 못가...10대 현장실습생들 '잔혹사' 실태는?"
AD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 출연자 : 이상현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추진위원장

-사망한 이군, 혼자 작업하다 사고...업체 측, 이군 과실로 몰아가
-해당 업체 가동 중단 상태, 조사 이루어지고 있어
-학생실습관리, 교육부-노동부 공동 책임
-학교측, 취업률 올리려 학생들 복교 탐탁지 않아 해
-'취업률 성과주의' 정부정책이 화 키워, 개선 필요
-교육부 앞장서서 전면조사 펼쳐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자식 키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말 안타깝고 남의 일 같지 않은 너무나 슬픈 사고가 발생했죠. 18살 고교 실습생이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기계에 목이 끼어서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 학생이 감독관도 없이 혼자 일하다가 참변을 당했고, 업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장실습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이상현 추진위원장, 전화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상현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추진위원장(이하 이상현): 안녕하십니까.

◇ 신율: 사망한 학생이 혼자 기계를 만지다가 참변을 당한 거 아닙니까.

◆ 이상현: 예, 그렇습니다.

◇ 신율: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 이상현: 당시 사고가 발생한 순간의 CCTV를 보면 고인이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고요. 갑자기 기계가 멈추고 이상이 생긴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고인이 기계에 조치를 취하는 것 같은 장면이 나오고요. 그 뒤에 갑자기 멈춰있던 프레스가 내려오면서 사고를 당하게 됐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우리 이군이 사망할 당시에는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는 거죠?

◆ 이상현: 예. 고인을 볼 수 있는 위치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이게 제가 듣기로는 기계 문제에 대해서 이미 이사나 윗사람한테 문자로 보고한 것 같더라고요. 맞습니까?

◆ 이상현: 예. 맞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게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건가요, 그러면?

◆ 이상현: 업체도 이미 알고 있었고요.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 기계 점검을 할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보여지고요. 고장 난 기계 수리를 하는 것 때문에 계속 야근을 해야 했고, 또 이번 사고 이전에도 두 차례 사고가 났었는데 모두 기계 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거든요. 그리고 이 기계가 심할 때는 두 시간에 한 번씩 문제가 생겨서 기계에 들어가서 불순물을 제거해줘야만 다시 기계를 가동시킬 수 있었다고 그렇게 들어서, 점검을 할 게 아니라 교체를 하든가, 아니면 어떤 조치를 취했어야 했던 거죠.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신율: 이상현 위원장께서 보실 때, 지금 회사의 조치가 적절하지 않았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이상현: 예, 예. 맞습니다.

◇ 신율: 그럼 회사가 지금 어떻게 우리 이군의 사망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한 게 있나요?

◆ 이상현: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기보다 고인이 아직 중환자실에 있었을 때 부모님께서,

◇ 신율: 10일 있었죠, 10일?

◆ 이상현: 예, 열흘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었고요. 그 와중에 15일에 부모님을 찾아왔어요. 산재보험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에 사인을 받았는데, 그 원인에 사고의 책임이 고인의 탓인 양, 개인의 과실로 일어난 것처럼 그렇게 작성을 한 것에 사인을 받은 거죠. 이건 결국 어떤 업체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기계의 문제라든가 아니면 관리나 안전대책의 문제가 아니라 고인의 탓으로 몰아가는 그런 행태로 보입니다.

◇ 신율: 이게 그런데 지금 수사나 조사가 들어가고 있습니까?

◆ 이상현: 예. 어제도 고용노동부 장관께서 나와서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금 업체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고요.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신율: 이게 조사대상인가요, 수사대상인가요?

◆ 이상현: 법 위반사항도 있고, 기본적으로는 노동과 관련한 문제기 때문에 노동부에서 1차적으로 조사를 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노동부에서 조사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학생들의 실습이요. 이러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실습을 노동부가 사실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거군요.

◆ 이상현: 그건 노동부만의 책임은 아니고요. 교육과정에 있기 때문에 교육부의 책임도 있는 거죠.

◇ 신율: ‘교육부와 노동부의 책임이다’ 공동이군요.

◆ 이상현: 예. 정부에서는 공동으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여태까지는 이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나요?

◆ 이상현: 현장실습이 보통 학교의 책임으로 많이 전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 차원의 대책은 있었지만, 실제 현장실습 업체를 학생들과 연결해주는 문제나 아니면 현장실습에 나간 이후에 지도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 학교의 책임으로 많이 가있습니다.

◇ 신율: 일이 생기면 학교의 책임이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죠?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좀 궁금한 게, 우리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때 이렇게 사망사고라든지 혹은 이런 불행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기는 있죠? 이번 경우 말고도.

◆ 이상현: 예, 맞습니다. 이미 올해 1월에 유플러스 전주에서 콜센터에서 과도한 업무를 현장실습생이 자살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건 위험으로 목숨을 잃은 건 아니지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이런 것들이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보여지고요. 접수되는 사례도 최근에 있는데, 일단 표준협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또 작성을 해도 요식행위로 작성을 해서 7시간 근무로 적어놓고 10시간, 아니면 거의 20시간 가까이 일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실습은 업무를 배워가는 의미도 있는데, 가장 어려운 일이나 가장 힘든 일, 직원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그냥 실습생에게 맡기는 거죠. 그래서 제과 쪽으로 실습을 나간다는데 가장 힘든 일을 시키면서 직원들은 충분히 휴식을 가지면서 일을 하는데, 실습생은 8시간 동안 화장실 가는 5분밖에 못 쉬었다, 이런 경우도 있었고요. 또 어리다고 말을 막하거나 욕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야, 너 물 떠와’ 이렇게 업무가 아닌 걸 시키기도 하고. 또 문제가 있으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학교가 취업률 때문에 복교를 탐탁지 않아 해서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 신율: 취업률 때문에 복교를 막는다. 지금 실습기간이 보통 어느 정도 됩니까?

◆ 이상현: 실습기간은 6개월 이내로 하고 있습니다.

◇ 신율: 6개월 이내요. 그런데 이 6개월 동안 일을 하는 게 취업률에 들어가는 모양이죠?

◆ 이상현: 예. 보통 다음해 2월, 졸업 전에 취업률 계산을 해서요. 졸업 때까지는 한 번 실습을 나가면 계속 그 업체에서 일을 해야 하는 거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학교가 일단 실습을 보내면, 학교 같은 경우에는 도대체 제대로 적합한 일을 거기서 배우고 있는지, 시키고 있는지, 이런 걸 관심을 갖고 보지 않나요?

◆ 이상현: 예. 그래야 하는 게 의무인데, 교육부의 매뉴얼을 봐도 현장실습기간에 2회 이상 현장에 직접 나가서 지도감독을 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교사들의 업무부담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실제 현장에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나가더라도 깊게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일단 우리 이상현 위원장님 말씀을 듣는다면, 이거 취업률로 포함시키는 교육부의 정책부터 바꿔야겠네요.

◆ 이상현: 예, 맞습니다.

◇ 신율: 이게 만일 취업률로 포함을 안 시킨다면 학생들이 ‘이거 나랑 별로 상관없는 일을 이렇게 시킨다’ 이러고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이상현: 예, 그렇죠.

◇ 신율: 아주 서슴없이 그런 걸 할 수 있는데, 지금 이게 학교측의 입장에서 볼 땐 취업률이 걸려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는 말씀이신데요.

◆ 이상현: 예.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많은 경우에 그런 부담이 있습니다.

◇ 신율: 취업률 높이려고 교육부가 대학도, 굉장히 사실 취업률에 압박을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제가 대학에 22년 동안 있으면서 볼 때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니까 이게 정책을 위한 정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냥 숫자놀이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교육부가 그러면 이것부터 고쳐야겠네요?

◆ 이상현: 예, 맞습니다.

◇ 신율: 그리고 노동부도 이런 노동환경이나 노동조건에 대해서, 특히 나이 어린 실습생, 경험 없는 실습생, 이런 실습생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이상현: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지금은 사실 노동부보다는 교육부에 1차적인 책임이 있고, 교육부,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열더라도 교육부장관 사회부총리께서 그걸 주재하죠. 그래서 이걸 교육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노동부의 책임이 아닌 것으로, 그러니까 별로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 신율: 위원장님, 그런데 왜 지금 노동부가 조사를 나갑니까? 지금 노동부에서 조사 나가는 게 아니에요, 사고 난 공장에요?

◆ 이상현: 그러니까 그건 노동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라든가 어떠한 것은 노동부에서 조사를 하는 건데, 전면적인 조사는 교육부의 협조도 받아야 실습과정, 어떻게 나갔는지, 실습 협약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파악될 수 있을 겁니다.

◇ 신율: 그러니까 교육부가 먼저 앞에 나가서 일을 수습해야 한다, 이 말씀이시네요.

◆ 이상현: 예.

◇ 신율: 이게 수습이라는 건 있을 수 없죠.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어요?

◆ 이상현: 예, 예. 맞습니다.

◇ 신율: 참 이게, 이런 얘기 할 때마다 굉장히 착잡합니다. 고쳐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닌데 말이에요. 이런 거 그냥 놔두고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말씀 아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현: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이상현 추진위원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