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장 밑바닥"...일하는 10대의 한숨

"나는 가장 밑바닥"...일하는 10대의 한숨

2017.11.24. 오전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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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식당이나 웨딩홀 등에 가면 청소년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종종 눈에 띌 겁니다.

이처럼 '일하는 10대'가 수십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겪는 사회는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초과 근무 요구나 임금 체불 등 부당 노동 행위는 물론이고 폭언과 폭행, 심지어 성희롱까지 각종 인권 침해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한 고등학교 2학년 은정이.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온 만큼 다양한 일을 겪었습니다.

[최은정 / 18살 : 돈을 좀 늦게 줬어요. 돈을 한 2주 정도 늦게 주더라고요. 친구는 말을 안 하고 저는 신고하겠다고 하니까 '그럼 너는 신고해. 난 얘만 줄 테니까.' (한 패스트푸드점은) 실수했다고 원래 30만 원 받았어야 하는데 갑자기 10만 원 정도가 훅 깎인 거예요. 물어보니까 '이거 이때 뭐 잘못됐고, 이거 뭐 잘못됐고, 친구한테 아이스크림 많이 퍼줬고'.]

1시간에 3천 원만 받고 일을 하거나, 청소년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최대 근로시간인 8시간을 훌쩍 넘겨 일한 경우도 다반사.

[최은정 / 18살 : 아무것도 모르겠지. 이용해 먹으려고 하고 하니까 전 속상하고 그런 사례가 한두 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 되게 많다 보니까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실제 한 조사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30.6%는 초과 근무를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최저임금보다 낮은 금액의 시급을 받은 경우도 27%나 됐습니다.

인권침해도 심각합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 3명 중 1명이 고용주나 나이 많은 동료, 손님으로부터 언어적 폭력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영주 / 19살 : 메뉴판을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하는데 손을 잡고 나이가 몇 살이냐, 용돈이 따로 필요한 거면 아저씨가 도와줄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한다든가...]

청소년들은 이런 행위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일자리 시장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는 '밑바닥 노동'이기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

[전민선 / 고양알바지원센터장 : 결국엔 이게 누구나 다 일을 하면서 살 건데 이 아이들이 자랐을 때 사회적으로 노동이라는 것을 천시하고 자기가 일 한 거를 가치 있게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시선을 주기도 하거든요.]

오늘 밤 YTN 국민신문고에서는 자신들이 사회적 약자인 을 가운데 가장 을이라며 한숨짓는 '일하는 10대'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하고, 개선책을 모색해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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