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가슴에 묻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이야기

[자막뉴스] 가슴에 묻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이야기

2017.11.21. 오전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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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철 군은 5반 고 이다운 군의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의 가사를 쓸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특히 기타 실력이 뛰어나 또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팽목항에 현철 군이 좋아하는 기타를 세워두고 애타게 기다렸지만

"이제 그만 집에 가자"는 가족들의 바람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막내인 박영인 군은 부모님에게는 살가운 딸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야구, 볼링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한 만능 스포츠맨이었는데 특히 축구를 좋아해 체대 진학이 꿈이었습니다.

사고 이후 팽목항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새 축구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에 화답하듯 영인 군의 가방과 교복이 발견됐지만 끝내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0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양승진 교사는 마지막까지도 학생을 먼저 챙기는 듬직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벗어준 채 "갑판으로 나오라"고 외치며 다시 배 안으로 향한 모습이 그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제주도로 터전을 옮겨 새로운 삶을 꾸리고자 했던 가족의 꿈은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았습니다.

동생을 끔찍이 아끼던 오빠가 준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막내딸만 홀로 구조됐습니다.

베트남이 고향인 엄마는 딸이 구조된 지 일주일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여섯 살 혁규 군과 아빠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남경원 / 미수습자 남현철 군 아버지 :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세월호 참사를 거울삼아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2기 특조위가 구성되어 한점 의혹 없는 진상규명은 꼭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추가 수색과 조사를 위한 선체 직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 5월에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계획인데요.

미수습자 다섯 명의 장례 절차까지 마무리됐지만 세월호가 남긴 과제는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등 진행형입니다.

미수습자 가족을 가슴에 묻던 날 수도권에는 흰 눈이 내렸습니다.

자막뉴스 제작 : 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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