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이어 포항...영남서 지진 잇따른 이유

경주 이어 포항...영남서 지진 잇따른 이유

2017.11.18. 오전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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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권 /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이원호 /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

[앵커]
지난해 경주에 이어서 올해는 포항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유독 영남지방에서 잇따라 큰 지진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그리고 이원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이희권 교수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포항 지진 규모가 5.4였는데 대충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저희 시청자 여러분도 TV 화면을 통해서 많이 봤습니다마는 어느 정도 규모로 봐야 될까요?

[인터뷰]
일단 동일본 대지진 경우가 규모 9 정도입니다. 그다음에 작년에 났던 구마모토 지진이 7.3. 저희가 얘기할 때 7 이상을 아주 강진으로 보고 있습니다. 9는 매우 강진. 5. 3 정도 되면 중진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5점대도 많이 안 났기 때문에 강진으로 표현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중간 정도의 규모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나 기사로도 나갔습니다마는 밤새 세 차례 여진이... 점점 여진이 줄어들고 있고 밤새 세 차례 여진밖에 발생하지 않았는데 어떻습니까? 이제 좀 안심해도 되는 단계일까요?

[인터뷰]
이런 여진의 패턴이나 이런 게 단층운동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즉 지진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단 잦아들고 있는데 아주 안심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언제 다시 큰 여진이 날 수도 있고. 제가 볼 때는 일단 본진은 5.4 규모가 어느 정도 될 것 같은데 여진은 앞으로도 계속 더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3~4개월간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지진으로 1200여 채의 주택 그리고 32개 학교 건물이 파손이 됐습니다. 이번 포항 지진은 지난 경주 지진보다는 위력이 좀 약한 지진이었는데 피해는 오히려 더 크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됐는데요. 우선 진원의 깊이. 진원이란 지진이 발생한 곳입니다. 지금 진앙은 진원에서 연직선으로 올린 지표상의 지점이거든요.

그래서 진원의 깊이가 경주 지진은 약 15km, 포항 지진은 8km 정도, 9km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에너지가 나왔을 때 에너지를 전달하는 지진파가 오면서 진폭이 줄어드는데 거리가 멀수록 많이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포항 지진은 진원지에서 가깝기 때문에 덜 진폭이 줄어들었고요.

두 번째로는 경주 지진은 주향이동단층입니다. 주향이동단층, 쉽게 말하면 이렇게 옆으로 움직이는 단층이고요. 이번에 포항 지진은 경사이동이라고 해서 이렇게 기울어져 있는데 상반이 이렇게 올라왔어요. 이렇게 올라오면 상반에 있는 건축물의 피해가 훨씬 커지게 됩니다.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경주는 비교적 단단한 암반으로 되어 있는데 포항은 퇴적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이오세 퇴적층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모래가 아직 완전히 암석으로 바뀌지 않은 상태. 그러니까 굉장히 약한 지반이 되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지진파가 또 증폭됩니다. 그래서 피해가 더 컸던 것입니다.

[앵커]
어제 포항에서는 액상화 현상이 관측됐다고 합니다. 액상화 현상이라고 하면 시청자 여러분들은 생소할 텐데 어떤 현상을 말하나요?

[인터뷰]
액상화 현상이라는 것은 쉽게 말씀드리면 모래에 물이 들어있는 상태인데. 모래가 막 흔들어주면 모래의 입자들이 재배열하게 되고 물은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그래서 물이 위로 솟구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액상화 현상, 저희 학생들과 제가 가서 조사를 했는데 크게 일어나지는 않았고 지금 샌드볼케이노라고 해서 모래와 물이 함께 솟구쳐서 화산 모양을, 논바닥에 줄지어서 만들어놨습니다. 만약에 액상화 현상이 크게 일어나는 지역 같으면 피해가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멕시코시티 같은 데는 매립지였거든요. 그러니까 지진이 났을 때, 1985년에 지진이 났을 때 액상화 현상이 일어나니까 지반이 다 진흙탕물처럼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건물들이 다 쓰러지고 그러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심하게 난 것 같지는 않고 좀 일부가 액상화 현상이 있었고 그 증거들이 나왔습니다.

[앵커]
다행히 포항 지역은 액상화 현상이 좀 덜 했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래도 건물 기울어지면 당연히 영향을 미쳤겠죠죠?
[인터뷰]
지반이 약해지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해 경주에 이어서 올해는 포항까지,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큰 지진이 영남지방에서 주로 일어났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단층 때문일까요?

[인터뷰]
일단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까운 일본의 동해 쪽에는 태평양판이 밀고 있고요. 남쪽에는 필리핀판이 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힘들이 판 경계부에 집중되지만 우리나라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고요.

또 히말라야 쪽에는 인도판이 유라시아판을 밀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국 쪽이 또 동쪽으로 밀어붙여요. 우리나라의 지금 현재 동서 방향으로 압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체가. 이런 응력 상태에서 영남 지방의 단층들이, 양산단층대라든가 울산단층대라든가 단층들이 발달되어 있고 활성단층 가능성이 높은 단층들입니다. 그 주변에서 지진이 많이 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영남 지방을 제외한 나머지 우리 한반도 지형을 보면 물론 지진이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했습니다마는 영남지역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적다고 봐야 됩니까?

[인터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규모로 봤을 때 영남 지방이나 수도권 지방이나 거리가 그리 멀지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이 날 수 있으나 언제, 어디서 난다 그걸 현대 과학으로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앵커]
지진 예측만큼 어려운 게 없다는 걸 알고는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앞으로 지진이 발생을 한다면 기존의 영남지방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타지역보다는 높다고 봐야 되겠죠?

[인터뷰]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일단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우리나라 동쪽은 5cm가 일본 쪽으로 갔고요. 서쪽은 2cm가 갔습니다. 그러면 차이가 3cm가 있는데 그게 한반도를 어떻게 보면 3cm 벌려놓은 상태가 됩니다.

그다음에 동일본 대지진 났을 때 아무래도 영남 쪽이 더 가깝기 때문에 위력을 더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큰 차이는 수도권이나 영남권이나 그렇게 크게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앵커]
흔히들 환태평양 화산대라고 해서 태평양을 중심으로 해서 고리 모양의 지역이 지진이 굉장히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영남 지방은 거기 속하는 건 아니죠?

[인터뷰]
네. 일본은 거기에 속하고요. 우리는 판 내부에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 모두 땅속에 숨어 있던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지진활성단층에 대한 지도를 지금 제작을 하고 있는데 그 제작이 굉장히 시일이 오래 걸리는 모양이에요. 24년 뒤인 2041년에나 완성된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인터뷰]
지금 5단계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1단계마다 5개년씩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간단히 설명 드리면 땅속에 있는 단층을 다 찾아내기는 불가능하고요. 활성단층을 찾는다는 건 비행기에서 사진을 다 찍어가지고 컴퓨터로 처리해서 나무를 다 없앱니다.

그러면 지형면이 그대로 드러나면 거기에 선형구조라고 해서 단층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선을 다 파악을 하거든요. 그다음에 연구자들이 가서 야외에서 다 조사해서 이게 진짜 단층이냐 아니냐를 파악을 해야 되고 가능성이 있으면 포클레인으로 파야 됩니다. 포클레인으로 파서 퇴적층의 연대 측정도 하고 그래서 각각의 단층에 대해서 이것을 재발 주기라고 해서 몇 년마다 한 번씩 일어났는지 또 1년에 몇 센티미터씩 이동하는지 이런 정보를 다 파악을 해서 각각의 단층에 대해서 자세한 그런 특성을 파악을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주 지진도 그렇고 포항 지진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20세기 들어서 우리 한반도에서 발생한 큰 지진 아닙니까. 교수님이 젊어서부터 지진을 연구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런 경험은 최근에 하신 셈이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역사 지진에 의하면 한 15세기, 16세기에 우리나라에 지진이 많이 났었습니다. 그 이후에 한 400년 정도 잠잠했다가 또 나거든요. 장주기로 보나 짧은 주기로 보나 패턴이 뭐냐하면 지진이 일어나면 계속 일어나는,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활동기에 들었다, 혹은 활성기에 들었다고 표현을 하고요. 그 중간은 휴지기, 혹은 비활성기가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이어 계속 나는 걸로 봐서 아마 활성기가 다시 시작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우려될 만한 사항이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이원호 교수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영남 지방, 가장 큰 관심이 그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좀 몰려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일단 지금 현재까지 작년에 일어난 경주 지진은 규모 5. 8 그다음에 이번에는 포항은 5.4. 작년, 아까 이희권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지진이 발생된 위치 차와 그다음에 화강암과 퇴적층의 차이, 이런 등등을 해서 규모가 작았지만 피해는 더 컸지 않습니까? 물론 원전은 규모 6.5, 7.0으로 설계가 되고 있고요.

그래서 아직까지 지진이 규모 6.5에 가깝게 또는 7. 0에 가깝게 일어난다면 원전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있겠죠. 그러나 아직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지 않나. 그리고 지금 규모 6. 5로 되어 있는 원전도 7.0으로 상향해서 내진 보강을 지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면 7. 0까지 다 내진 보강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이 교수님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만약에 원전을 7. 0까지 견딜 수 있는 걸로 보강을 한다면 어느 정도 안심을 해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일단 내진설계라는 게 진동, 지진동, 흔들림에 견디게 만드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원전 주변은 활성단층 조사가 다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활성단층 가능한 것들이 조금 있어요, 사실은. 아주 없지는 않은데. 그런 것에 대해서 더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될 것이고요.

그러니까 만약에 활성단층이 진짜 가까운 데서 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자로 자체는 큰 문제가 없는데 그 주변 시설 같은 데가 좀 불안하게 되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사실은 지진이 나서 흔들림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쓰나미가 와서 물이 덮쳐버리니까 그런 대비가 안 돼 있었던 거죠. 그러니까 지금 내진 설계라는 것은 주로 흔들림에 대한 건축물에 대해서 견다실 수 있게 설계가 돼 있는 것입니다.

[앵커]
앞서 한반도에도 15세기, 16세기에 지진이 좀 활발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당시 지진 규모를 지금 알 수 있습니까?

[인터뷰]
규모는 파악을 잘 못 하고 예를 들어 신라의 기록에 의하면 경주 쪽에서 100여 명의 사상자가 났다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지금 규모로 따지면 아마 7 정도 되지 않을까 지금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땅속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습니다마는 건축물이 지진에 좀 대비를 해야 할 텐데 지금 전국에 있는 건축물 가운데 내진 설계가 되어 있는 건물이 10%도 안 된다면서요? 어느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까?

[인터뷰]
시설물 종류마다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마는 학교 시설물 같은 경우는 한 20~30%밖에 안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주택은 10% 정도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내진 설계가 건축물의 경우는 1988년부터 시작을 했거든요.

그리고 작년 경주 지진 때문에 층수와 건물의 면적에 따라서 설계 기준이 많이 변천돼 왔습니다. 그래서 주택에 관한 경우에서는 전층을 내진 설계를 하도록 지금 되어 있는데 문제는 과거에 내진 설계가 안 되어 있는 곳들을 어떻게 내진 보강을 빨리 하느냐, 이게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앵커]
그러면 88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이 주로 대상이 되겠군요?

[인터뷰]
88년 이전에 돼 있는 것도 대상이 되겠고 그다음에 88년 이후에 한 것도 건축물의 경우는 6층 이상, 10만 제곱미터, 연면적이. 이렇게 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5층... 그다음에 2005년인가 층수가 바뀌었습니다, 3층으로. 그러니까 그 사이에 있는 것들도 4층, 5층 같은 경우에는 또 문제가 되겠죠.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내진 설계된 건축물도 피해가 있다는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내진 설계를 제대로 안 한 겁니까, 아니면 건축할 때 좀 문제가 있었던 겁니까?

[인터뷰]
일부는 자세히 그것도 조사를 해 봐야 알겠습니다마는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가 어느 정도는 지진에 대해서 확보를 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다만 설계를 잘못 했거나 또는 공사하는 도중에 시공이 잘못돼서 그런 하자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이번 포항 지진 사고 현장, 사건 현장을 보면 한동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외벽의 벽돌이 무너져내렸단 말이에요. 그런 외장재의 경우에도 내진 설계 대상이 됩니까?

[인터뷰]
아직은 없습니다. 원래는 외장재라든지 그다음에 건축물 내부에 있는 시설물 같은 것들, 이런 것들에 대한 내진 설계 기준이 준비가 필요합니다.

[앵커]
이번 지진으로 또 관심을 끌고 있는 게 필로티 구조 건물, 그러니까 밑에 기둥이 있고 2층부터 있는.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고 봐야 되나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일단 필로티 건축물도 물론 우리나라야 이번에 나타난 것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의 다른 나라의 지진 피해 건물들을 보면 필로티 건축물이 상당히 많이 피해를 입는 그런 건축물의 종류 중 하나인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1층은 기둥으로만 돼 있고 2층부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2층부터 5층까지는 다 벽식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구조물의 종류가 바뀌는 그런 경계 부분에 구조들의 강성 차이에 의해서 하자가 생길 가능성은 많죠. 다만 내진 설계를 제대로 했더라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는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내진 설계를 잘못했거나 또는 공사를 잘못했거나 이럴 가능성이 상당히 많고 차제에 필로티 형식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내진 설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다시 전수조사를 해서 문제가 돼 있는 그런 건물이라면 내진 보강을 하도록 아마 국가에서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어떻습니까? 필로티 방식의 건축물이 많이 생긴 게 주차 확보 때문에 그렇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앵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보면 그 정책도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인터뷰]
정책이 바뀌는 것보다는 내진 설계를 하고 건설하고 하는 그런 절차의 과정에 제대로 된 규정을 안 지켜서 그렇기 때문에 그게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을 해야 되겠죠.

[앵커]
이번 포항 지진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가 포스텍 건물입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었고 내진 설계도 안 한 걸로 전해졌는데도 전혀 피해가 없었다고요?

[인터뷰]
내진 설계를 안 했다 하더라도 내진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는 거거든요. 구조물의 설계를, 구조설계를 잘 했더라면 내진성은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속하는 그런 건축물일 겁니다, 아마.

[앵커]
포스텍 건물은 그만큼 건물을 잘 지었다?

[인터뷰]
잘 지었다고 봐야겠죠. 구조설계를 잘했고.

[앵커]
어떻습니까? 교수님 보기에도 해외 사례도 아까 말씀을 하셨는데 내진 설계를 안 해도 잘 짓기만 하면 지진에도 견디는 힘이 큰 모양이죠?

[인터뷰]
그뿐만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역단층의 경우는 이쪽이 하반이고 이게 상반일 때 이게 이렇게 올라오면 이 바로 옆에 있는 건축물도 견딜 수가 있습니다. 상반에 있을 경우에는 굉장히 피해가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단층의 방향이 북동 방향인데 그래서 서쪽에 있느냐 동쪽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피해 정도가 다를 것입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신 지도, 그게 필요한 이유도 지금 말씀하신 것 때문에 필요한 거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활성단층 지도도 중요한 게 뭐냐하면 활성단층이 지나간 다음에 지도에 선으로 표시되는데요. 거기에 주요한 학교나 병원 같은 시설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활성단층지도가 완성된다면 그런 것을 옮겨야 되고요. 활성단층이라는 건 여기서 갑자기 1m나... 이번에는 지표 파열은 안 일어났습니다. 지표까지 뚫고 와서 1m가 이렇게 어긋나지는 않았는데 그런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아주 중요한 시설물은 활성단층 위에 있으면 안 됩니다.

[앵커]
일본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활성단층 지도, 잘 돼 있습니까?

[인터뷰]
일본은 선진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쪽도 잘 돼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에 활성단층지도가 20년이 넘게 걸린다고 했는데 예산을 더 투입하면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까?

[인터뷰]
지금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해야 되는데요. 인력이 그만큼 안 됩니다.

[앵커]
지진 관련. 그렇군요.

[인터뷰]
활성단층 작성하는 인력이, 연구원들이 그만큼 안 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외국사람들이 하기도 어렵거든요.

[앵커]
왜 어렵습니까?

[인터뷰]
일단 지질조사하는 데 다 영어로 하고 돌아다니고, 시골에... 지금 예를 들어서 우리가 트렌치한다고 해서 포클레인으로 파봐야 되거든요. 포클레인으로 파봐야 되는데 지금 지주들이, 땅 주인들이 허락을 안 합니다. 보상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인터뷰]
그다음에 도시화된 데는 지금 조사할 방법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 같은 데는. 외곽지대를 조사해서 추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앵커]
그러면 활성단층지도 작성은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지금 지진이 또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우리 정부나 우리 국민들,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까요?

[인터뷰]
일단은 활성단층지도가 만들어지면 어디가 더 위험한 지형이다, 어디는 덜 위험한 데다는 지진 위험도 지도가 또 작성이 되게 됩니다. 그래서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상태로 제가 볼 때는 경보입니다. P파라는 게 제일 먼저 오는데 약한 흔들림입니다. 그러니까 P파가 왔을 때 빨리 경보를 울려서 한 10초 이내라도 책상 밑이나 테이블 밑으로 들어간다면 사망 사고 같은 걸 많이 줄일 수 있고요. 그다음에 S파가 오는데 S파가 더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표면파가 오는데 걔는 더 늦게 와요. 그러니까 P파가 왔을 때 빨리 경보를 해서. 일본 같은 데는 2~3초 후면 기차가 멈출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우리도 점점 그런 시스템을 우선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앵커]
이번 포항 지진 같은 경우에는 경보가 굉장히 빠른 것으로.

[인터뷰]
비교적 빨랐는데 더 빨라야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학생들도 포항에서 춘천까지 오는 데 경보를 듣고 난 다음에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하는데 포항에 있는 분들은 P파가 오고 S파가 바로 봅니다. 그러니까 거리가 멀어질수록 P파가 S파가 오는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몇 초 이내.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10초 이내면 피해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앞서 활성단층지도를 작성하는 데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방금 말씀하신 지진 예보, 빠른 예보와 관련한 전문 인력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그건 우리나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IT 기술이 많이 발달됐기 때문에 일단 지진계가 또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경주 지진 이후에도 더 많이 심어져가지고 P파가 바로 잡히면 그 판단을 해서 경보를 자동으로 빨리 울리게 하면 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경주 지진에 이은 포항 지진.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점을 국민 모두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평소에 지진에 대비를 해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대비를 해야 될까요?

[인터뷰]
일단 지진은 예측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에 건축물을 보강을 하고 그다음에 대피훈련을 해서 인명피해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지인데. 그래서 경주 지진 이후로 국민안전처에서, 지금 행안부로 바뀌었지만 그동안 지진 시 대피 요령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시 개정을 하고 다시 홍보를 꽤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그리고 훈련도 지금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그래픽으로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옆에 보면 책상 밑에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군요.

[인터뷰]
그래서 이런 대피 요령과 또 이런... 이번에 한동대학도 외벽들이 많이 무너졌을 때 학생들이 거의 다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대피훈련을 몇 차례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 훈련을 계속 지속적으로 해야 될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 교수님, 끝으로 앞서 지도 만드는 일, 예측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정부 측에 대해서도 어떻게 준비를 하라고 하실 말씀도 있을 것 같고 국민들, 시청자분들에게도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은데 좀 해 주시죠.

[인터뷰]
지진은 지금 현재 과학으로는 예측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과학이 점점 발달하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리라 보는데 우선 패턴은 있습니다. 그런데 패턴이 항상 일정하면, 예를 들어 발생주기가 일정하다면 20년마다 한 번씩 일어난다면 20년 후에 또 일어나야 되는데 몇 번은 그렇게 맞다가 그다음에는 또 안 맞아요.

그러니까 이런 게 굉장히 어려워서 예측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는 국민께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 건 경보가 왔을 때 즉각 책상 밑으로 들어가거나 테이블 밑에 들어가시고 그다음에 또 바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S파가 오고 S파가 온 다음에 표면파가 완전 지나간 다음에 밖으로 나오셔가지고 떨어지는 물건이 없는 데, 넓은 공터로 가시는 게 가장 안전하시겠습니다.

[앵커]
이게 맞는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쥐와 같은 동물들, 어떤 동물들은 지진을 미리 느낀다는데 그 말이 맞습니까?

[인터뷰]
그런 결과도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 다음에 이렇게 보니까 쥐들이 많이 나왔더라. 또 어떤 물고기들이 굉장히 활발히 활동을 하더라. 그런데 그게 패턴이 어떤 때는 맞고 어떤 때는 안 맞으니까 예측을 못 하는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그리고 이원호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와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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