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감수해야죠" 아이들은 의연했다

"불편해도 감수해야죠" 아이들은 의연했다

2017.11.18. 오전 05:1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연기에 혼선이 불가피했지만 수험생들은 당연한 조치라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규모 5.4의 강진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15일, 정부는 저녁 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상곤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포항 지역의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수 시험장의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였고….]

급작스럽게 이뤄진 사상 초유의 연기 결정에 수험생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충격도 잠시, 수험생들은 반발 대신 배려를 선택했습니다.

[권현재 / 고3 수험생 : 옳은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왜냐면 만약에 지진 나거나 안 좋은 상황이 났을 때 수능 다시 봐야 할 수도 있고, 문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내팽개친 문제지와 참고서를 찾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일주일이란 귀중한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계획도 세웠습니다.

[김용준 / 재수생 : 보너스 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남은 시간 동안 부족했던 문법 공부나 사회탐구 한 번 더 정리하고….]

수험생을 둔 가족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대체로 수능 연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정선 / 서울 본동 : 100% 배려를 해줘야 해요.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이 우리나라 자산인데, 그렇죠?]

수능을 예정대로 치르지 못하는 불편함보다 지진 피해로 어려움에 빠진 수험생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덕분입니다.

[김부겸 / 행정안전부 장관 : (포항 지진 피해) 학생들이 부모님들의 차 안에 앉아서 수험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울부짖듯이 시험 연기를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전례 없는 수능 연기에 수험생들 혼선은 피할 수 없었지만, 이웃의 고통에 기꺼이 불편을 감수함으로써 책보다 값진 경험을 얻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