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다시 불붙은 '최순실 태블릿 PC' 진위 논란

[취재N팩트] 다시 불붙은 '최순실 태블릿 PC' 진위 논란

2017.10.24.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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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농단 사건 1주년을 맞아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 진위를 두고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는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뇌관 가운데 하나인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다시 불붙고 있는 태블릿PC 진위와 관련한 내용을 최재민 선임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최순실 태블릿 PC가 무엇이고 왜 논란이 끊이지 않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꼭 1년 전인 지난해 10월 24일 JTBC는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보도가 가능했던 건 최 씨가 사용한 태블릿 PC를 입수했기 때문인데 당시에도 태블릿PC 입수 과정이 JTBC의 말 바꾸기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JTBC는 보도 직후 이 태블릿PC를 검찰에 넘겼는데 그 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과 관련자 조사를 거쳐 태블릿PC 사용자가 최순실 씨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일부 단체와 언론은 태블릿 PC는 지금도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JTBC와 검찰은 조작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어제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태블릿 PC 진위를 두고 설전이 펼쳐졌죠?

[기자]
먼저 포문을 연 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었습니다.

여기에 다른 당 의원들이 반박하면서 설전이 이어졌습니다.

김진태 의원과 노회찬 의원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 문제의 태블릿, 대통령을 탄핵 시킨 스모킹 건 태블릿에 문서 절반이 언론사와 검찰이 심어놓은 문서로 채워져 있는데.]

[노회찬 / 정의당 의원 : 2013년 독일에서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쓴 흔적이 태블릿 PC 안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게 저는 명백하다고 봅니다.]

의원들 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검찰은 법정에서 인정된 태블릿 PC의 증거 능력을 거듭 설명해야 했습니다.

[한동훈 / 서울중앙지검장 3차장 : 정호성 씨가 이미 태블릿 PC로부터 송수신한 내용은 본인이 보낸 것을 인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논의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소 어려운 단어도 등장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디지털 포렌식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어떤 뜻인가요?

[기자]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과학 수사를 통해 범인을 체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디지털 포렌식은 이런 과학 수사의 한 범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포렌식은 고대 로마 시대의 포럼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법의학적인, 범죄 과학 수사의, 법정의, 재판에 관한 같은 의미를 가진 형용사입니다.

디지털 환경과 장비로부터 법정 제출을 전제로 디지털 증거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기술입니다.

1991년 미국에서 디지털 포렌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태블릿 PC 진위를 두고 최근 다시 불거진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의혹을 제기한 측은 태블릿 PC에 저장된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이 열린 날짜는 JTBC에서 입수한 이후인 10월 18일이고 제18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대선 전인 2012년 6월 22일에 저장된 점을 들고 있습니다.

태블릿에서 나온 문서가 272개인데 이 가운데 JTBC와 검찰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54%라며 태블릿 PC의 증거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태블릿PC에 들어간 문서가 자동생성파일이라고 보고를 받았다며 정호성 전 비서관의 재판에서는 본인이 최순실 씨가 쓰던 태블릿이 맞다고 인정해 증거로 동의했고, 최순실 씨 재판에서는 증거로 내 달라고 해서 작성한 대로 법정에 제출해 증거로 채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지검장은 또 정호성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과 최순실 씨 사이에 지금 보낸다, 받았다 같은 문자가 있고 그 사이에 태블릿PC로 문서가 넘어간다며 이런 점으로 봤을 때 태블릿 PC를 최순실이 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태블릿 PC 진위를 놓고 최근에는 언론사들의 의혹 제기에 JTBC와 중앙일보가 반박하는 글을 잇달아 싣고 있죠?

[기자]
월간조선이 태블릿 PC가 최 씨의 것이 아니라는 인터뷰 기사를 냈습니다.

2012년 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신혜원 씨 주장을 기사화한 건데요

이에 중앙일보는 해당 태블릿에 나온 위치정보가 최 씨가 독일과 제주도로 이동했을 당시 동선과 일치한다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박했습니다.

신 씨가 태블릿 제공자로 지목한 전 청와대 행정관도 최근 언론에 신 씨가 사용했던 태블릿 PC는 JTBC가 보도한 것과는 다르다고 밝혔다는 내용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또 한가지 JTBC 기자가 태블릿 PC 패턴 잠금장치를 푼 것으로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죠?

[기자]
최 씨 것이 아니라는 주장하는 측에서는 잠금장치를 JTBC 기자가 쉽게 풀었다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일보와 JTBC는 해당 태블릿의 잠금 패턴은 L자 모양이었다면서 태블릿을 입수한 JTBC 취재기자가 L자로 잠금 해제를 시도했는데 단 한 번의 시도로 패턴이 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난 1월 장시호 씨가 제출한 다른 태블릿 PC의 패턴도 L자였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월간조선은 추가 의혹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어요

[기자]
월간조선은 최순실 태블릿PC 안의 카카오톡-채팅방 목록에는 445개 기록이 남아 있는데 검찰이 상당 분량을 숫자로 암호화해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처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변호인단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 태블릿PC의 실소유주가 밝혀지기 때문에 알아보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검찰과 JTBC가 어떻게 반박할지 주목됩니다.

이런 논란이 일자 카이스트는 올해 정문술 과학저널리즘 대상으로 선정했던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대한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재민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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