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무단이탈에 평가 최하위에도 '최종합격' 이유

연수 무단이탈에 평가 최하위에도 '최종합격' 이유

2017.10.19.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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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일 / 시사평론가, 이수희 / 변호사

[앵커]
우리은행 이야기인데요. 신입사원 10여 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먼저 심상정 의원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의원 (그제) : 제가 입수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개 추천 현황 내용입니다. 보시면 아주 충격적입니다. 국정원 직원 자녀부터 여기 우리 금융감독원 임원의 자녀, 그리고 VIP 고객 자녀는 물론이고, 모 대학 부총장, 모 병원 원장, 기업 간부, 너 나 할 것 없이 다 명단에 다 올라가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이분들 전원 최종합격됐습니다.]

[앵커]
여러 직업군이 언급이 됐는데요. 이중에서 국정원 직원의 자녀 채용이 특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부적격 사유로 합격이 한 차례 취소가 됐었는데 그 다음 해에 다시 합격이 됐어요.

[인터뷰]
부적격 사유가 명확하게 존재했어요. 국정원 간부의 딸인데 이 국정원 간부와 우리은행의 본부장급, 아주 최고위직 임원이 동문 관계입니다. 청탁의 의혹이 있는 대목이에요. 그런데 이 딸이 어쨌든 입사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졸업을 해야 취직이 되는 건데 그 해에 졸업을 못 했어요. 그러면 대학 미졸업자니까 당연히 합격이 취소되겠죠. 부적격 사유가 발생했는데. 그 이듬해에 졸업을 하게 된 겁니다. 졸업 예정자 신분인데 다시 채용이 된 거예요. 어찌보면 한 번 탈락했던 자원을 다시 뽑았다.

그런데 예를 들면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게 미달했어요.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에 근무가 다 좋았는데 다만 대학 졸업이 미뤄졌기 때문에 유예했다가 뽑은 거예요라는 변명도 가능해요. 그런데 우리은행이 어떤 자리입니까? 채용공고가 나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라갑니다. 이때 경쟁률이 116:1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굳이 한 번 탈락한 자원을 다시 뽑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특혜가 작동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고요.

그리고 또 사실은 당시에 근무할 때 현장평가가 좋았다. 이런 얘기를 은행 측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워크숍을 할 때 무단이탈을 해서 오히려 함께 일하던 동료들에게 상당히 문제를 일으켰던 바가 나중에 포착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현장평가가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둘러대는 변명으로 볼 수밖에 없거든요. 이러면서 정말 요즘에 어제 일자리 로드맵도 발표가 됐고요. 청년 실업률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정말 청년층의 취업 의지를 아주 완전히 꺾어버리는 나쁜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문제의 이 신입사원은 말씀하신 것처럼 연수 때 무단이탈을 했고 동료들로부터도 평가가 되게 낮은 점수를 받았어요. 말씀했던 것처럼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 봤더니 잘하더라, 이렇게 해서 합격 자체가 정당했다 하는 식으로 해명은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사 관리하는 데서는 특이사항으로 보고서까지도 내야 할 정도의 그런 일탈행위가 있었고 부적응 행위를 보였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런 우리은행 측에서야 본인들은 계속 이런 변명성 해명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뉴스 보도를 보면서 정말 취업 준비를 하는데 어디 명함을 내밀 만한 그런 직업을 갖지 않은 부모는 자식한테 미안하고 그런 부모를 갖지 않은 자녀는 정말 피가 끓을 것 같아요.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저는 개인적으로 한번 기업에 시험을 봤다가 합격했는지 전화를 걸었는데 죄송합니다, 이름이 없습니다. 다음에... 이렇게 하는 그 전화가 지금까지도 저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거든요.

[앵커]
자녀를 일입니까?

[인터뷰]
아니요, 제가 이십몇 년 전에. 불합격 통지를 받을 때 내가 왜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내가 아닌 누가 붙었는지도, 합격했는지도 모르고. 이런 깜깜이가 입사인데. 여기에 이런 걸 보면 결국은 저기에 비리가 있었고, 불공정한 것이 있었구나라고 하면 이후 우리 사회의 불공정이 단적으로 드러나고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흙수저였지만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청년들은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참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까지도 해 봤습니다. 이 보도를 보면서.

[앵커]
그런데 요즘 취업난이 심해지다 보니까 어느 기관, 어느 기업도 취업시즌이 되면 무수한 청탁이 들어온다고 해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다 처리를 할 수 있겠느냐. 기업 입장에서도 참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인터뷰]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은 리더십이 바로 서야 되는 것이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우리 기업은 청탁 없습니다. 투명해져야 하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글로벌 금융그룹을 표방하는 우리나라 최대 은행 중 하나예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채용비리의 문제가 아니고 이렇게 특혜로 들어온 직원. 무서워서 상관이 부릴 수 있겠어요? 제대로 일하겠어요? 그러면 이게 채용비리의 문제가 투명성을 저해시키고. 두 번째 문제는 조직문화가 붕괴됩니다. 세 번째는 생산성이 안 납니다. 네 번째는 성과가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가야 되는 경쟁을 해야 되는 민간기업이 스스로 계속 내부적인 경쟁력을 갉아먹는 행위예요.

이런 부정한 청탁. 그런데 국정원 간부의 딸 한 명이 아니라 아까 심상정 의원이 얘기했지만 이런 경우가 16명이나 있다는 거예요. 해마다 아마 입사한 사람들로 치면 우리은행이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다수가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그중에 일부가 조직 내부의 가치와 성과를 갉아먹고 있는 불로소득으로 무임승차하고 있는 자원들이 한움큼 있는 거 아닌가. 이게 암인 거죠, 조직의. 우리은행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은 함께 이 점을 각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시청자 분들께서 궁금해하실 부분이 바로 이 점일 것 같아요. 그러면 이렇게 해서 입사한 신입사원들 같은 경우, 특혜를 받아서 입사를 했단 말이죠. 어떻게 처리가 되는 겁니까?

[인터뷰]
여기서 돈이 오갔다고 하면 돈을 받은 쪽이 배임수죄라는 이런 걸로 처벌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자녀, 아버지는 뒤에서 그런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자녀에 대해서 그러면 취소를 할 수가 있느냐. 입사한 것은.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 같아요, 그것은.

[앵커]
그런 예가 별로 없죠?

[인터뷰]
그렇죠, 보통. 그러니까 아버지 이 한 몸 희생해서...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취업 민원의 경우에 정말 정치권에서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민원이. 그런데 가장 현명한 것은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게까지는 하지 말고 다만 진행되는 데 있어서의 진행 상황들은 알려주는 정도, 그 정도는 그래도 양해가 가능한 정도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이 사례를 조금 대입해 보면 정유라, 최순실 사례와 똑같은 거예요. 정유라가 엄마가 다했고 나는 이대 가고 싶지도 않았어라고 말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 웬 말씀입니까? 다 알고 있었던 거죠. 20대 넘은 직원이 신입사원으로 채용되는 데 부모가 다 손을 더럽혔고 불법은 부모가 다 했는데 나는 정상적으로 내 실력으로 입사한 줄 알았다, 이런 직원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을 저는 제기하고 싶고요.

우리 아버지의 어떤 백그라운드에 의해서 내가 이렇게 좋은 직장을 얻게 됐다는 걸 모르는 자식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성인이 돼서 입사한 친구들, 이들이 과연 면죄될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같이 경쟁했던 116:1이면 이 한 사람이 합격하고 115명이 떨어졌던 것 아닙니까? 상대적 박탈감으로 평생 트라우마를 느꼈을 115명에 대한 정신적 배상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는 오직 엄정한 처벌밖에는 없다고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백 없이 취직하기 힘들다라는 취업준비생들의 탄식이 많은 상황인데요. 더욱더 글쎄요,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이런 취준생들의 인식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앞으로 취업청탁, 이 부분에서만큼은 투명해지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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