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안긴 이영학 사건...남은 의혹은?

충격 안긴 이영학 사건...남은 의혹은?

2017.10.15.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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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국 / 사회부 기자

[앵커]
지난 추석 연휴에 벌어진 이영학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지게 했습니다. 천사 아빠의 가면을 쓰고 철저히 이중생활을 했던 이영학의 엽기행각뿐 아니라 수사 초기 경찰의 미흡한 대처까지 낱낱이 밝혀지면서 더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이 사건 취재한 이경국 기자와 자세하게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현장에서 계속 취재를 해 오고 있는데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는데요. 오늘도 이영학을 불러서 조사를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지난 13일, 그러니까 금요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일에도 7시간 동안 첫 번째 기초 조사가 진행이 됐는데요.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이영학은 고개를 푹 숙이면서 벌을 달게 받겠다고 취재진 앞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당시 이영학의 말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이영학 / 살인·시신 유기 피의자 : 제 잘못 다 인정했고요. 천천히 제가 그동안 약에 너무 취해있었습니다. 곧 많은 분께 더 사과하면서 제가 모든 벌 받겠습니다.]

[기자]
주말 동안 검찰은 경찰이 조사한 내용 전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늘도 오후 3시에서 4시쯤 서울동부구치소에 있는 이영학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영학의 혐의 전반과 그리고 범행 동기에 대해서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 외에도 이영학 부인이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또 이영학이 퇴폐업소를 운영하면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가 됐는데요. 이에 따라 경찰도 주말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의혹에 대한 수사 계획을 정리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앵커]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줬던 이영학 사건을 간략하게 정리를 해 보죠. 이영학이 사전에 계획적으로 피해 학생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죠?

[기자]
경찰은 그동안 살인과 시신 유기에 대해서 방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영학은 성기능에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과도하게 성에 매달렸던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아내 최 씨가 숨지면서 성적인 스트레스를 과다하게 받았고 대상을 물색하던 도중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학생 딸의 친구를 끌어들여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당시 수면제를 먹이고 딸을 외출시킨 뒤에 범행을 저질렀는데 약효가 떨어져 여중생이 잠시 깨어난 사이에 저항을 하고 난 이후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까지 투입을 해서 성장과정, 교우관계, 이런 사회적 관계 전반과 정신 및 심리상태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르죠. 이른사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는 했지만 이 양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양이 YTN의 단독 보도를 통해 시신 유기 과정과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양은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아버지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이런 것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앵커]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마는 많은 부분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아직도 이영학을 비롯한 의혹들이 많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의혹이 굉장히 많습니다. 경찰이 오늘 아직도 남아 있는 의혹들에 대해서 추가로 수사 계획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지난달 이영학의 아내 최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분에 대해서인데요. 영상을 보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영학은 아내가 숨졌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휴대폰을 만지거나 딸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아서 살펴보고 또 구급차에도 동승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굉장히 의아한 모습인데요.

이후에 최 씨 이마에서는 찢겨진 듯한 상처까지 발견이 되면서 경찰은 자살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앞서서 이영학은 외제차 여러 대를 끌고다녔다는 자료와 진술도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요. 이 때문에 이영학이 성매매를 알선하고 그리고 또 이를 통해서 돈을 받아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주변 얘기들도 그런 얘기들이 있었죠.

[기자]
그래서 실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부라든지 인근 주민들의 경우에도 신발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음식을 주문할 때도 5, 6인분 정도를 기본으로 주문했다는 진술까지 꾸준히 나왔는데요. 이를 통해서 자살과 성매매 이 두 부분에 대해서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인터넷과 SNS 상에서의 문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영학이 마사지숍과 즉석만남 카페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가 됐습니다. 실제 이영학의 SNS를 보면 14살부터 20살 미만의 여학생을 모집하는 듯한 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과 샤워시설을 제공하겠다는 얘기까지 적혀 있는데.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게 이영학의 SNS 화면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를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게 선릉역 인근에서 퇴폐 마사지 업소까지 운영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가 됐습니다. 이 또한 전담팀을 꾸려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고요. 또 사람들로부터 어금니 아빠라는 이름으로 받은 후원금을 유용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구체적으로 진행될 계획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천사 아빠의 가면을 쓰고 이영학이 철저히 이중생활을 한 것으로 지금까지는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지원금까지 받으면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이영학은 지난 2007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지원금을 받아왔습니다. 매달 생계급여와 장애수당을 포함해서 160만 원 정도의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지난달 이영학의 아내 최 씨가 숨졌을 때도 수급자 혜택을 받아 시신 안치료를 감면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영학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고급 차량 여러 대를 끌고다녔다고 하는데 자신의 명의로 등록한 외제차량은 배기량이 2000CC가 채 되지 않는 시가 4000만 원짜리 차량 한 대뿐이었습니다.

[앵커]
2000CC 미만이라는 것도 사실은 계획된 부분이 있었다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기자]
정확히 1999CC였는데요. 장애등급을 받은 이영학이 2000CC가 채 되지 않는 차량을 소유할 경우에 재산 산정 기준에서는 제외되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자]
추가적으로 제도적 허점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뚜렷하게 앞서 말씀드린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는데요. 차명계좌로 후원금을 관리했다면 구청 측에서는 더군다나 이러한 부분을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호화생활 부분도 굉장히 논란이 됐습니다. 이영학의 생활이 갑자기 달라진 부분 또한 굉장히 의심이 가는데요.

이영학은 서울 망우동에 있는 다세대주택에서 지난해 10월까지 거주를 했습니다. 10년 넘는 기간 대부분 30만 원짜리 단칸방에서 거주를 했습니다. 제가 실제 이 단칸방에 들어가 봤는데 굉장히 상황이 열악했습니다.

[앵커]
어떻던가요?

[기자]
누수가 있는지 천장과 문지방 같은 곳곳이 테이프로 막혀 있는 상황이었고.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그림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천장과 문고리 같은 곳에 아이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칸방에서 살던 이영학이 지난해 갑자기 범행이 발생한 월세 90만 원 그리고 5층 건물 꼭대기 층에 있는 방 3개짜리 건물로 이사를 합니다.

[앵커]
같은 동에서 이사를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부분도 굉장히 의심스러운데 살림살이가 갑자기 나아진 것으로 보이는 이 부분, 실제 주민들 역시 이영학 가족이 이사를 간 이후에 차림새가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주민의 인터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인근 상점 상인 : 확 달라졌어요. 둘 다 멋을 많이 냈더라고. 선글라스 끼고 아래위로 정장 입고. 신발도 높은 굽 신고. 하여튼 못 알아봤으니까요.]

[기자]
이런 여러 인터뷰, 진술과 정황들이 후원금 유용과 성매매 알선이 있었던 것 아니냐라는 의혹의 배경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 같고요. 그런가 하면 경찰의 늑장대처도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해 여중생 부모와 경찰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한마디로 부모 측의 주장은 판단이 늦었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정리된 그래픽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실종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달 30일 밤 11시 20분쯤입니다. 경찰은 그 뒤에 이영학의 집을 무려 두 차례나 방문을 했습니다. 한 번은 심지어 사다리차까지 동원을 해서 집 안까지 들어갔는데 혐의점이 없다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래서 지난 3일까지 결국 경찰은 시간을 허비하다 4일이 돼서야 중랑경찰서장에게 처음으로 보고가 올라갔고 결국 합동수사로 전환되게 됩니다.

피해 여중생이 숨진 것은 아시다시피 지난 1일 낮시간대인데요. 이렇기 때문에 한참 늦은 뒷북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종 아동 업무처리규칙 이런 예규가 있는데 이것을 어겼다는 지적 또한 제기가 됐는데요. 경찰은 먼저 지난 1일 밤 9시쯤에야 어머니를 통해 피해자가 아연 양을 만난 것을 들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피해 여중생의 어머니가 이영학 딸과 통화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건데 하지만 피해 여중생 부모 같은 경우에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 여중생이 이영학 딸을 만났다, 이 모 양을 만났다는 얘기를 신고 당시에 이미 전달을 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경찰이 늑장을 부렸다는 겁니다. 심지어 경찰이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도 영장이 없다면서 굉장히 머뭇거렸다고 하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이때는 추석 명절 특별치안활동기간이라는 기간이었는데요. 명절 기간을 맞아서 강력범죄에 더욱 강력하게 단속을 하겠다, 더욱 강력하게 임하겠다라고 표명한 그런 기간에 발생한 범죄라 더욱 가슴아픈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많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이경국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겠습니까?

[기자]
말 그대로 의혹 투성이인 사건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던 성매매 알선 의혹 등은 SNS나 혹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굉장히 흔적이 쉽게 발견이 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제가 며칠간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확인해 본 결과 직접적인 물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 사건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부모 또한 더욱더 가슴이 미어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상황이 더욱 심각하고 매우 많은 의혹들이 얽혀 있는 사건인 만큼 검찰과 경찰이 더욱 적극적이고 철저히 수사를 해서 의혹이 반드시 해소되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경국 기자도 취재할 게 더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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