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도운 이영학 딸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알고도 도운 이영학 딸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2017.10.13.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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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면제가 들어있는 줄 알면서도 친구에게 음료를 건네고 시신 유기까지 도운 이영학 딸의 행적을 둘러싸고도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양이 아버지인 이영학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이른바 심리적 종속 관계에 놓여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이영학의 딸은 전날 아버지와 짠 대로 친구를 유인해 집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이영학은 딸에게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며 친구를 유인하라고 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영학 딸은 이후 친구에게 수면제가 들어있는 음료수를 권하고, 아버지가 집안에서 만 하루 동안 잠든 친구를 추행할 때도 안방에는 들어가 보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양은 경찰 조사에서 이영학의 범행을 묵인하고 시신 유기까지 적극 도운 것에 대해,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양은 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비교적 담담하게 범행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이 모 양 / 이영학 딸, 추행 유인·시신 유기 혐의 피의자 : (친구한테 수면제 왜 줬어요?) …. (아빠가 친구는 왜 부르라고 했어요?) ….]

범죄심리분석관, 이른바 프로파일러는 이 양이 판단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 이영학에 대한 맹목적 믿음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유전병을 물려받은 데다 경제적 측면 등에서 모두 아버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던 만큼, 이영학이 세상 전부라고 믿었다는 겁니다.

의사 결정 기준 역시 이영학에게 맞춰져 있어서, 심리적으로 종속 관계에 놓여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가정 상황을 보면 부녀간의 종속 관계는 보통 경우보다 더 강하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그것이 범죄행위일지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죠.]

앞서 경찰은 추행 유인과 시신 유기 혐의로 이 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달아날 염려가 없고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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