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횡령에 성추행...한국건설관리공사 '부정·비리 백화점'

단독 횡령에 성추행...한국건설관리공사 '부정·비리 백화점'

2017.09.25.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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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실공사나 건설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건설관리공사가 조직적으로 공금을 횡령해 비자금을 만들어오다 정부 감찰에 적발됐습니다.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는가 하면, 한 팀장급 직원은 상습적으로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

노사 양측 모두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경북 김천의 한국건설관리공사입니다.

부실공사나 건설비리를 막기 위해 지난 1999년 설립됐는데, 조직적인 비리 논란으로 최근 국무조정실의 대대적인 감찰을 받았습니다.

임직원들이 허위로 출장비를 청구해 수천만 원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실제 감찰 결과 직원들 이름으로 출장비를 부풀리거나 출장비를 허위로 청구해 간부들이 일부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토목본부와 건축본부에서 부당하게 챙긴 출장비만 천6백여만 원.

[유 모 씨 / 한국건설관리공사 건설본부장 : (말씀을 좀 해주시죠) 아니오. 지금 못 합니다. 지금은 할 수가 없습니다.]

[차 모 씨 / 한국건설관리공사 토목본부장 : 제가 (출장비) 결재하는 건 처장급 이상만 결재를 해요 그 이하에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모르거든요.]

심지어 출장 여부를 관리해야 되는 경영지원실마저 지난 7년여 동안 출장비를 빼돌려 비자금 5천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출장비는 그대로 임원들의 쌈짓돈으로 이용됐습니다.

일부 임원들은 출장비로 노래방 등 유흥업소를 드나들었고, 사장에게 70만 원대 고급 만년필을 선물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조 모 씨 / 한국건설관리공사 경영지원실장 : 지금은 드릴 말씀 없습니다. 지금 감사가 끝난 것도 아니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감찰 조사에서는 또 임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거나, 계약직 근로자들을 투명하지 않게 채용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영지원실의 팀장 A 씨는 부하 여직원 6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입건까지 됐습니다.

피해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정작 노사 양측 모두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다는 주장마저 제기됐습니다.

[성추행 피해 여직원 : 징계를 주고 싶으냐 안 주고 싶으냐 삼자대면하듯이 당사자와 가해자를 불러놓고 얘기하고…. 묻으라고 너만 망신당한다고….]

A 씨는 지난달 직위 해제됐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징계 절차는 없는 상황입니다.

출장비를 부당하게 챙기거나 접대 정황이 드러난 임원들 역시 수개월째 정상 출근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관리공사는 부정 청구된 출장비 일부를 회수하고 외부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통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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