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출연시키지 말라" 요청에 SBS 간부 약속

"김규리 출연시키지 말라" 요청에 SBS 간부 약속

2017.09.19.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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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최진녕 / 변호사

[앵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최진녕 변호사와 분석해보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인터뷰 내용 쭉 들으셨는데 지금 문성근 씨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마는 이 블랙리스트가 있고요. 그리고 이게 언론사라든가 그런 문화예술계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또 다른 정황을 보여주는 문건이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내부에서 국정원 내부를 조사했더니만 지난 정권을 넘어서 전 정권, 이명박 전 정권 같은 경우에 이미 이와 같은 문건이 있었다는 건데요. 그 문건 자체가 MBC 정상화전략 및 추진 방안 이런 식으로 해서 내부적으로 기자라든가 특히 시사프로그램에 있어서 진행자, 제작자, PD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일부는 배제시켜야 된다는, 그런 내용이 있었고 그런 계획에 따라서 전체적인 내용을 봤더니 상당 부분 그 계획대로 이행이 되었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박근혜 정부 들어서 지난번 김기춘 전 비서실장 같은 경우에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로 해서 이와 같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이번에도 거의 똑같은 식의 그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다만 이것의 공소시효가 7년 정도 되다 보니까 2010년 9월 이후 같은 경우에는 지금 수사를 할 수 있는데 그 이전과 같은 경우에는 수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또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에 드러난 문건을 보면 그 블랙리스트에도 포함됐던 배우 김규리 씨, 그러니까 이전 이름은 김민선 씨인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방송사 출연이 안 됐습니다. 그 정황도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어쨌든 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문건으로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국정원이 단발적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공식적인 자원을 활용해서 공식적인 인력을 활용해서 시기별로 구체적으로 마치 적국과 공작을 하듯 우리 연예인들에 대해서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가장 충격적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문건을 작성하고 구체적으로 단계별로도 말이죠. 이를테면 간부의 속성을 바꿔서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2단계는 소위 말해서 노조를 무력화시켜야 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방송에 대한 프로그램까지. 그리고 구체적인 연예인까지, 지금 김규리 씨 같은 경우는 청산가리를 먹는 게 차라리 낫다고 하는 자극적인 발언이었는데 이 한 줄에 자신의 홈페이지의 이야기가 9년 동안 자신의 직업을 못하게 하는, 즉 사상의 자유, 연예활동의 자유가 봉쇄되었던 것이죠. 그래서 결국 SBS에 구체적으로 드라마 국장을 통해서 김규리의 출연 자체를 정리시키는, 이와 같은 작업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내용처럼 이 블랙리스트가 있고요. 이게 방송사에서 실행되는 과정이 있었던 건데 그렇다면 방송사 윗선이라든가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실행할 때 도운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돼야 되는 것 아닌가요?

[인터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수사의 단서로써 내용은 나온 것이고 과연 그렇다고 하면 청와대라든가 아니면 국정원의 협의를 거쳐 한마디로 국정원과 공모를 해서 이와 같은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 앞으로 수사를 해나가야 될 것 같은데요.

마치 아시다시피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에 있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같은 경우에는 보면 심리전단을 이용해서 댓글부대를 했는데 댓글부대와 관련해서 국정원 직원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고 더 나아가서 지금 같은 경우에는 심리전단을 했던 민간인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와 같은 논리에 비춰서 지금 앵커께서 얘기하시는 것처럼 국정원에서 지시를 했고 그것을 그와 같은 의도에 맞춰서 만약에 공영방송이라든가 몇몇 방송국이나 언론에서 이와 같은 일을 했다라고 한다면 여전히 국정원법 위반에 공범으로 조사될 가능성은 남아 있는데요.

다만 아직까지는 그와 같은 지시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따르지 않은 분도 있었을 테고 그리고 내부적인 판단을 거쳐서 했을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조금 더 열린 자세로 조사를 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와 같은 의도에 따라 했다고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의 가능성은 아직까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 부분을 지켜봐야겠고요. 여러분, 이 블랙리스트 얘기가 지금 와서 터진 것 같지만 아닙니다.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에서 이런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얘기는 이미 수년 전에 국회에서 나왔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우원식 /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좌파예술인사들을 탄압했다는 주제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을 공개했다. 민예총을 좌파예술인사로 보고 정리해야 된다, 우파 영화 만들어야 된다, 좌파예술인에 대한 자금줄 끊어야 된다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 저 브리핑 내용이 2012년 7월에 있었던 건데요. 2012년 국정감사에서 이미 이 문제가 제기됐는데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에서 이게 은폐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사실상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한 것이죠. 이와 같은 것이 수사 의뢰됐다고 하더라도 실제 혐의가 없다고 하는 것으로 멈춰지고 결국은 지속적인 연결고리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의 블랙리스트만 덩그러니 있었던 게 아니고 이것이 그 이전에 일정한 연속선상을 갖고 흘러와 있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국정원 개혁TF에서 그 당시 있었던 여러 문건들이 계속 발굴되고 있는 이와 같은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정원이 자신에 대한 제압 문건을 만든 것과 관련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발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 박원순 제압문건과 그 실행은 저와 제 가족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자 제압이었고, 비정규직 노동자 제압이었고,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서 서울시민을 향한 제압이었습니다."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서 책임 물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지금 기자회견은 아니었고 국회에서 발언한 내용인데 이 내용을 보면 자신에 대한 제압, 이건 시민에 대한 제압이었다 이 말이 인상적이에요.

[인터뷰]
결국은 서울시정 전체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딴지를 건 행위 자체가 결국은서울시민 전체에 대한 제압이 아니었느냐. 온, 오프상에서 일정한 행위들이 있었다는 거죠.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야말로 악성 댓글이 난무하는가 하면 또 일반 일상적인 데에서는 관변단체의 지원을 통해서 반대하는 집회 시위를 하는가 하면 소위 말해서 불신임에 관한 이야기도 하도록 하는그리고 이런 전체적인 모습에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에 대한 개인 신상에 대한 명예훼손뿐만이 아니고 서울시민 전체가 국가기관의 권력에 의해서 제압당하고 많이 명성과 본질적 시정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시민이 제압당했다고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지금 일련의 이런 상황들을 쭉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결국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지금 같은 경우에는 박원순 시장조차도 10명을 고소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고 있고 지금 김미화 씨 같은 경우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민, 형사 고소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와 같은 것이 실제로 거기까지 미칠지에 대해서는 결국 아래부터 해서 연결고리를 이어가야 되는데 실제로 원세훈 전 원장 같은 경우에도 보면 내 선에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하고 실제적으로 구체적인 보고라든가 지시했던 것이 밝혀지는 연결고리가 나온다고 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가겠지만 보통 이런 케이스를 보면 나름대로 꼬리자르기를 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나 검찰이 얼마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밝혀낼 수 있을지 그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검찰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해 주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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