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정원이 지난 정권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나는 국정원이 지난 정권에 한 일을 알고 있다"

2017.09.15.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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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보수 성향 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방송에 내보내기에 적절치 않다 판단이 돼 저희가 이렇게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만, 나체 사진에 배우 문성근 씨와 김여진 씨 얼굴이 합성돼 있었습니다.

밑엔 '공화국 인민 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 관계'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유치한 걸 만들었을까 싶은데, 글쎄, 국정원 심리전단이 만들어 배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얼마 전, 이명박 정부 시절 문성근, 김여진 씨를 비롯해 김제동, 유준상, 김구라 씨 등이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퇴출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얘기가 전해졌죠.

이들의 이미지 실추를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활동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오늘 문성근 씨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정원 공작에 대한 자신의 입장, 또 그간 방송 출연을 못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심경을 담담하게 밝혔습니다.

[문성근 / 배우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 믿어지지 않는 거죠. 믿어지십니까, 이게? 아마 해외 토픽에 지금쯤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데…. (방송 출연이 안 돼) 집 팔았어요. 집 있었으니까. 단독주택 멀쩡한 거 갖고 있었는데 지금 오피스텔로 옮겼으니까. 저는 괜찮은데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게 힘든 거죠. 참여 정부 때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을 했는데, 모든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았으니까요.]

배우 김여진 씨는 SNS를 통해 짤막한 입장을 남겼습니다.

내용 잠시 읽어드리겠습니다.

"2011년의 사진이라지요. 그게 그냥 어떤 천박한 이들이 킬킬대며 만든 것이 아니라, 국가 기관의 작품이라고요. 지난 일이다. 아무리 되뇌어도 지금의 저는... 괜찮지 않습니다."

작품 출연이 어려워진 배우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엄마로서 느꼈을 참담함이 전해집니다.

이런 문화계 장악 시도는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졌습니다.

잘 나가는 예능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창조 경제'를 홍보하려고, 제작진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경영진을 통해 압력까지 넣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또 방송인 김제동 씨는 국정원 직원에게 사찰당한 경험을 털어놨죠.

국정원 직원이 자신을 만났다는 보고 문자를 상사에게 보내야 하는데, 자기한테 잘못 보낸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참... 이런 얘기 들어보면, 이래저래 국가 안보 책임지는 국정원 맞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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