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VS 특수학교"...공약이 불러온 갈등

"한방병원 VS 특수학교"...공약이 불러온 갈등

2017.09.11.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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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서는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진 한 장입니다.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가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주민에게 호소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애타는 부모의 마음에 네티즌들은 학교 건립을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까지 벌이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강서구 가양동의 한 초등학교 옛터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터에 특수학교를 지으려 하자 국립 한방병원을 희망하는 지역 주민이 강력히 반발하며 공사 진행을 막아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결국, 무릎을 꿇은 사진이 등장한 주민 토론회도 열렸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왜 이렇게 반대하는 걸까요? 장애인 학부모의 말입니다.

[이은자 / 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 네. 그러니까 이쪽에 너무 장애인 시설이 많이 있다고 말씀을 하셔서 이제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시는 거죠.]

[김성준 / 사회자 : 그런데 무슨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 학생들 다니는 학교나 이게 무슨 거기 들어간다고 해서, 저는 무슨 문제가 생기기에 그렇게들 반대하시는지. 아까 반대하는 목소리 들어보니까 아주 격렬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반대한다고 하십니까?]

[이은자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 사실은 그것을 전면으로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데. 이제 저희 어머님들 중에서도 자이아파트 사시는 분들 계시고. 그리고 그 쪽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대개 집값의 문제를 많이 걱정하신다고 해요.]

[김성준 / 사회자 : 집값?]

학부모 측의 주장이었고요. 지역 주민은 이미 장애인 시설이 많기에 열악한 지역에 병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내용도 직접 들어보시지요.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 : 특수학교를 혐오시설, 기피시설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저희 못사는 지역을 위해서 (병원 설립을)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얘기하는 건데….]

이 사태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역 주민이 간절히 원하는 국립 한방 병원은 사실 국회의원의 공약이었습니다.

바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인데요. 당시 공청회에도 자리에 있었는데 자리를 떠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 장면 함께 볼까요?

학부모의 간절한 부름을 외면하고 자리를 떴다며 김성태 의원을 향해 강한 비판이 있었는데요.

김 의원은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들어보시지요.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 너무 악의적으로 왜곡, 오도된 거죠. 그 날 행사 주최는 서울시교육청입니다. 그리고 강서지역 주민들하고 토론회예요. 그래서 조희연 교육감이 주관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짧은 인사말만, 조희연 교육감 인사한 이후에 저도 짧은 인사말을 하게 된 거예요. 그리고 저는 애초 계획은 바로 다른 일을 보기 위해서 나올 계획이었습니다만. 너무 분위기가 심각하고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사전에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사말만 하고 금방 일어나는 게 적절치 않아서 되레 다음 약속을 조금 미루면서 그 자리를 좀 더 지켰습니다.]

오히려 약속을 미루며 최대한 자리를 지켰다는 주장입니다. 김성태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의 다른 부지에 특수학교를 옮기겠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특수아동을 둔 학부모들은 대안으로 제시된 지역이 너무 좁아 갈 수 없다는 입장이고, 지역 주민들은 이미 장애인 시설이 많다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쉽사리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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