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만 몰랐던 '함몰지진' 왜?

기상청만 몰랐던 '함몰지진' 왜?

2017.09.05.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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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추가 2차 지진이 발생한 데 대한 기상청의 '뒷북 발표'가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낮 12시 29분.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 지진.

그 이후 2차 지진인 '함몰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기상청은 오늘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함몰지진.

산사태, 자연동굴, 광산 등이 함몰하면서 지진이 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번의 경우는 갱도의 일부 함몰로 인해 발생한 지진으로 추정됩니다.

이 같은 함몰지진은 핵 실험장의 상황과 핵폭발의 종류, 방사성 물질 누출 여부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기상청은 사후 분석 결과, 규모 4.4의 함몰지진이 6차 핵실험 후 약 8분 만인 낮 12시 38분 32초쯤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 지진국, 미국 지질조사국에 비해 이틀 늦은 지각 발표인데요.

중국 지진국과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미 6차 핵실험 당일, 각각 규모 4.6과 4.1 지진이 추가로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미국이 2차 지진이 있었다고 발표한 당일, 우리 기상청은 북한에서 두 번째 지진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함몰지진은 가까운 지진계에서만 파악된다"면서 함몰지진 분석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선 /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 : (함몰 지진 관련해)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밝혀진 건 없습니다.]

최신 장비를 갖춘 기상청이 함몰지진을 관측하지 못했다, 쉽게 풀리지 않는 이 의문에 기상청은 미약한 신호로 구분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관계자 : 중국 지진국이나 미국 지질 조사소에서 그런 파형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저희가 분석하기가 너무 어려웠죠. 여러 가지 필터를 해보니 분석이 돼서….]

2차 지진을 주목하는 이유는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 때문입니다.

함몰지진의 경우 지반이 무너지면서 공기가 밖으로 샐 수 있어 방사성 물질이 새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현익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두 번째는 워낙 위력이 세다 보니까 그 과정에 있는 암석들이 다 파멸돼 가지고 거기에서 지진이 나는 것과 비슷한 게 났다는 거예요. 방사능 같은 게 다 유출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전문가들은 무너진 갱도 밖으로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와 주변 공기와 토양 지하수를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방사선 준위는 정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이번 핵실험으로 '핵실험장 자체'의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가능성이 상당하며 이럴 경우, 방사성 물질 유출 등 환경 재앙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2차 함몰 지진으로 인한 환경 오염 가능성 등 6차 핵실험의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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