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이슈] "독성은 검출됐지만 인출 유해는 몰라?"...부적절한 식약처의 대응

[뉴스N이슈] "독성은 검출됐지만 인출 유해는 몰라?"...부적절한 식약처의 대응

2017.09.05.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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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가 시민단체에서 진행했던 생리대 관련 시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3월 식약처는 생리대 논란의 발단이 된 실험결과를 여성단체로부터 받았지만, 발표하지 않다가 생리대 불안감이 커지자 뒤늦게 공개를 결정한 것입니다.

깨끗한 나라와 유한킴벌리, 엘지 유니참 등 4개 업체의 10개 제품이었는데 양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그런데 식약처가 이를 발표하며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서경원 / 의료제품연구부장 : 지금까지 저희가 어떤 물질이 검출됐다 하고 그 양만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그게 정말 의미 있는 유해성을 갖는지를 평가하려면 또 다른 방법을 가지고 인체 노출을 평가해야 합니다. 현재 자료만 가지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유해성 물질이 검출된 자료는 공개하며 인체의 유해성은 아직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해되십니까?

자세히 보면 식약처의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민단체의 연구가 신뢰성에 의문이 있고. 둘째,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모르니 결과를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YTN 취재진은 이 연구를 진행한 김만구 교수와 인터뷰했는데요. 식약처가 문제 삼은 연구의 신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만구 /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교수 : 저는 방출 실험에 대해서 제가 ISO국제 표준의 방법도 4년에 걸쳐 개발했어요. 그것을 했기 때문에 ISO 129-5번이라는 국제표준으로 나왔어요. 그런 바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 한 것이 아니에요.]

식약처는 김 교수의 연구 방법이 식약처에서 기준으로 삼은 연구 방법과 다르다고 지적했고, 김 교수는 방출 실험에 대해 국제 표준을 만들 정도로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인체 유해성 여부는 어떨까요? 김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김만구 /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교수 :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까 말했지만 유해성, 독성자료, 노출자료 그것을 세 가지를 가지고 유해성을 이야기 해야해요. 그러니까 분석 과학적으로 방출 실험 결과가 없으면 유해성을 논할 수가 없어요. 그것을 한거에요.]

김 교수도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해선 식약처가 시험할 일이고 자신은 유해성을 알기 전에 기초가 될 수 있는 '방출 실험'만 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식약처의 주장과 일치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이해하고 식약처의 보고 내용 다시 들어보시지요.

[김대철/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 : 시험결과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는 것만으로는 인체에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소비자가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식약처의 위해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정리해보면 생리대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그 물질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는 독성 물질이 있다면 당연히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추정하겠지만, 과학적으로는 증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겠지요.

식약처는 자체 조사 결과도 없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발표를 했을까요? 식약처의 어리둥절 설명과 이른 발표 시점에 시민들의 불안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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