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롯데 "돈 줄 테니 보도 막아라"...쏟아지는 갑질 의혹

[취재N팩트] 롯데 "돈 줄 테니 보도 막아라"...쏟아지는 갑질 의혹

2017.08.28.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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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두라며 직원에게 폭언을 퍼부었던 롯데 그룹 임원의 또 다른 갑질 의혹을 고발합니다.

특히 롯데 측은 폭언 논란에 대한 YTN의 취재가 시작되자 피해자를 거짓말로 회유하며 돈을 주고 기사화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YTN 보도가 나간 뒤 갑질 피해에 대한 추가 증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영수 기자!

먼저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는다며 폭언을 퍼부었다는 앞선 갑질 의혹 내용부터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20년 넘게 롯데월드에서 조리사로 일하던 강동석 씨는 지난 2012년 대표이사실로 불려갔습니다.

전 직원에게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을 기업 홍보 음성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동우 당시 롯데월드 대표는 그 자리에서 강 씨의 흰머리를 트집 잡으며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우 / 롯데월드 前 대표이사 (지난 2012년 3월) : 머리 흰 게 자랑이야?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 안 그만두면 어떻게 못 하겠지. 대기발령 낼 거야 당신.]

이후 강 씨는 염색 대신 스프레이를 썼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고 떠밀리듯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전·현직 롯데월드 직원들은 이 대표가 평소에도 상습적으로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앵커]
이 보도가 나간 것이 지난 23일인데요.

보도가 나가기 전인 22일 롯데월드 임원이 강 씨를 찾아갔다고요?

[기자]
지난 22일, 롯데월드 소속 임원이 강 씨 집까지 찾아갔습니다.

해당 임원은 금전적인 보상 얘기를 꺼내며 갑질 논란에 대한 기사화를 막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합의만 되면 취재진이 기사를 내지 않기로 했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권 모 씨 / 롯데월드 상무 (지난 22일·강동석 씨와 대화) : (000) 기자한테 전화 한 번만 해주시면 그쪽 (YTN)에서 (보도하지 않도록) 해준다고 얘기했습니다. 도와주겠다고, 롯데월드 한 번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해당 임원은 개인적인 차원으로 강 씨를 찾아갔고, 언론사를 언급한 것은 본인의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동우 롯데 하이마트 대표가 롯데월드 재질 시절뿐만 아니라 하이마트로 옮긴 뒤에도 갑질을 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이동우 대표의 폭언 보도 이후 전·현직 하이마트 직원들의 제보와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이른바 보직 대기자의 준수사항입니다.

보직 대기자는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 앉아서 휴대전화는 물론 책이나 신문도 볼 수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아침마다 받는 여러 장의 종이에 경위서 형태의 반성문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보직 대기를 이 대표가 남발했다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청소가 불량하다거나 복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보직 대기 시켰다는 겁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언제 꼬투리가 잡혀서 보직 대기자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지점을 방문하는 날에는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이마트 지사가 지점에 내려보낸 지시사항인데요.

이 대표 방문에 대비해 음료수, 특정 탄산수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지점의 매출이나 목표 등을 외워서 보고하도록 했는데 이 보고를 여성 인재, 그러니까 여직원을 먼저 시키라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지점 방문 마지막쯤에는 여직원이 직접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C 씨 / 롯데 하이마트 前 직원 : 여직원들이 가서 꼭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야 해요 . 사장 얼굴이 캐리커처로 들어가 있어요. 거기 사인해달라고 해야 해요. 마치 연예인인 것처럼….]

[앵커]
직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이 대표가 지점을 방문했을 때 대화록도 확보됐지요?

내용이 어떻습니까.

[기자]
앞선 직원들의 증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제로 꼼꼼히 보고를 받고 마지막에는 여성인재로부터 사진촬영을 부탁받습니다.

이 대화록에는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월급쟁이가 외제 차를 타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직접 말을 꺼내는 건데요.

지점에 외제 차가 몇 대인지 지점장의 차는 무엇인지 묻기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실제로 여직원이 이 대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롯데 하이마트 측은 현장에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한 진위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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