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유해성 논란 '릴리안' 생리대...기저귀는 괜찮을까?

[취재N팩트] 유해성 논란 '릴리안' 생리대...기저귀는 괜찮을까?

2017.08.24.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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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릴리안'이라는 상표의 생리대를 사용한 뒤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 각종 부작용을 겪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해성 논란이 커지자, 식약처가 검사에 착수했고 제조업체는 환불을 결정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정유진 기자!

여성 필수품인 생리대가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들이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가 잇따라 접수됐죠?

[기자]
생활용품기업 '깨끗한 나라'에서 만든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한 여성들 사이에서 부작용을 겪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쓴 뒤부터 생리 양이 줄어들고 생리 주기도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또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유해성 논란은 지난해부터 나왔는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파문이 확산된 겁니다.

시민단체인 여성환경연대가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례를 접수한 지 이틀 만에 제보 건수가 3천 건을 넘었습니다.

[앵커]
논란이 확산하면서 식약처가 수거 검사에 착수했죠?

[기자]
식약처는 원래 분기별로 제품을 나눠서 조사를 해왔는데 원래 4분기에 예정돼 있던 릴리안 제품 품질 검사를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올해 정기 검사 예정인 53개 품목에 릴리안 제품을 추가해 실시하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 2015년과 지난해, 그리고 지난 4월과 5월에 식약처가 실시한 생리대 품질 검사에서는 모든 제품이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그래서 검사 기준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생리대는 지금 현재 반창고, 안대, 마스크와 같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질 안으로 삽입하는 탐폰이나 질세정제도 의약외품인데요.

여성의 민감한 부분에 닿는 물건인데 흡수체, 인조섬유, 색소, 펄프처럼 많은 화학 성분이 첨가되는데도 허술하게 관리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국내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관리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식약처는 지난해 10월부터 생리대에 함유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앞당겨 결과를 도출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깨끗한 나라 '릴리안' 생리대가 휘발성유기화합물 농도가 가장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죠?

[기자]
시민단체인 '여성환경연대'가 유해성 논란이 크게 불거지기 전인 지난 3월에 김만구 강원대 교수팀과 함께 생리대 조사를 했는데요.

릴리안 생리대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 TVOC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VOC 종류인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스타이렌 등이 검출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스타이렌과 톨루엔은 생리 주기 이상 등 여성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식 독성 물질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생리대에 있는 접착제 용매에 이 물질들이 사용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앵커]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가 파문이 커지자 어제 전액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죠?

[기자]
생활용품기업 깨끗한 나라가 생리대 전 제품을 환불해 준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8일부터, 제품 개봉 여부나 구매 시기, 영수증 보관 여부와 상관없이 깨끗한 나라 소비자 상담실과 릴리안 웹사이트에 신청하면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도 판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식약처 검사 결과를 통과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커지자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입니다.

깨끗한 나라는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고객들이 늘자 지난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릴리안 생리대 제품의 안전성 테스트를 정식으로 요청했습니다.

또 식약처의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오늘 피해자들의 기자회견도 열렸고 집단 소송 움직임도 있다고요?

[기자]
여성환경연대는 오늘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환경연대 측은 접수된 피해자들을 조사해보니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의 75%가 월경 기간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건강 이상 제보의 응답 결과를 발표하고 릴리안 생리대 판매 중지 및 전량 수거 등을 요구했는데요.

또 제조업체인 깨끗한 나라에 인과관계를 밝히는 역학조사와 생리대 성분 분석, 공정 과정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관리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파문이 커지면서 집단으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 소송 준비 모임'에는 지금 현재 가입자가 7천 명을 넘어 섰습니다.

[앵커]
기저귀처럼 원리가 비슷한 제품들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아기 기저귀, 성인용 기저귀도 생리대와 비슷한 원리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가 아기 기저귀도 함께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시민 단체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생리대 전수 검사와 함께 기저귀, 팬티 라이너, 탐폰처럼 등 피부에 닿는 비슷한 물품을 함께 검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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