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도 울고 갈 '호미질 기름 도둑'

두더지도 울고 갈 '호미질 기름 도둑'

2017.08.24. 오전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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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김태현 / 변호사

[앵커]
지난달에 저희 YTN이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철길 밑에 40m의 구멍을 뚫어서 기름을 훔친 송유관 도둑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경찰이 추가로 피의자들을 붙잡았는데요. 한 달 전에 저희가 보도를 해 드렸던 내용입니다. 먼저 기름 도둑 사건, 어떤 사건이었는지 간략히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일단 저 앞에 창고 사무실이 있습니다. 저것은 사실상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죠. 땅굴을 파는 것을 무엇인가 숨기기 위해서. 그래서 4m 아래로 땅굴을 파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특이한 것은 거의 맨손으로 판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삽이나 호미로 팠기 때문에. 그래서 4m 밑으로 들어가서 그 앞에 40m 떨어진 송유관까지 그야말로 땅굴로 계속 전진을 한 겁니다.

그런 다음에 저 송유관에 조그마한 호스를 꽂아서 기름을 계속 빼냈던 거죠. 저 부분에서 상당히 지능적이었던 것이 한꺼번에 많이 빼내게 되면 송유관 압력에 관한 것에 발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빼갔던 것입니다. 조금씩 빼내서 결국은 리터당 싼 값으로 주유소에 판매를 했던, 소위 말해서 기름 절도 사건이었고요.

어쨌든 지금 저런 기름 절도 사건이 전국에서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통적인 것이 항상 위장 업소가 있습니다. 심지어 주유소를 만들어서 파는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말이죠.

[앵커]
실제로 자기네들이 주유소를 먼저 만들어놓고?

[인터뷰]
그렇죠. 기름으로 위장하는 거죠, 기름을 공식으로 하는 것. 그런데 실제로는 송유관에 조그마한 호스를 넣는 겁니다. 또 조그마한 호스를 넣었을 때 지름이 크게 되면 송유관이 파열되기 때문에 아주 지능적이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상당히 공범이 많이 있습니다. 즉 기술자가 있어야 되고요. 또 이거 자본을 대는 자본이 있어야 되고 또 소위 말해서 주유소에 싼값으로 사려고 하는 장물아비들도 있고요. 상당히 조직적인 범죄인데 이번 사건은 소위 말해서 손으로 파다시피 호미, 삽만으로 수개월 동안 노력을 들였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죠.

[앵커]
이게 삽과 호미만으로 저렇게 땅굴을 팔 수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 저거 파는 것만 해도 45일이 걸렸다면서요?

[인터뷰]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상당히 노력을 많이 한 것이고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라는 것이고요. 그만큼 장물아비하고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앵커]
역할이 다 구분이 돼서 역할을 서로 나눈 다음에 일을 진행한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리고 저것이 발각되는 경우가 땅굴을 파면서 생기는 흙이 계속 쌓이게 되면 소위 말해서 발각될 우려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변형된 트럭으로 나르기도 하고요. 또는 저 장소를 천막 등으로 치기도 하고 이렇게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쨌든 송유관의 압력에 미묘한 변동이 있어도 감지가 돼서 수사가 들어가고 또는 주변에서 첩보라든가 되는데 과거에 보면 주유소를 경영했던 사람들이 저와 같은 일을 하기도 하고 저것은 특정한 기술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동종 수법 전과자들이 저와 같은 일을 많이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앞서서 저희가 보여드린 것처럼 이 터널 바로 위가 철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 달 전에도 이 문제를 짚어드렸습니다마는 이게 안전상의 문제도 있을 수가 있거든요. 기차가 지나가면서 철길이 무너져 내린다거나. 그래서 안전상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간큰 도둑들이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사람들이 절도한 기름의 양도 상당하다고요?

[인터뷰]
일단은 37만 리터라고 하고요. 시가로 치면 4억 8000만 원 정도 되고요. 일부는 판매를 한 것 같습니다. 근처에 있었던 주유소 2곳에요. 그러니까 리터당 한 200원에서 300원가량의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시가로 4억 8000만 원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들이 얻은 이익은 이 정도가 안 되는 거죠. 제 값에 팔았어야 4억 8000만 원이니까요. 그래서 그 정도 되는 것이고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게 철도의 안전인데 철도 관계자들은 괜찮다, 문제가 없다, 안전진단을 했을 때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문제는 그 주변에 사는 분들이죠. 도심의 싱크홀도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대형 건설 현장 근처에 싱크홀이 생기지 않습니까? 저건 저렇게 제대로 판 것도 아니고 손으로 판 땅굴인데 저 철도가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측면이 있으니까 철도 관계자들이 저 부분에 대한 안전대책들은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건 절도죄만 적용이 되나요?

[인터뷰]
특수절도인 거죠. 그러니까 여러 사람들이 같이 합동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특수절도죄로 오히려 됩니다.

[인터뷰]
송유관 안전관리법도 있습니다. 송유관 자체가 지금 말씀하신 대로 폭파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도 혐의 대상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이 사람들한테 기름을 사서 판매한 주유소 업체도 처벌을 받는 건가요?

[인터뷰]
그럼요. 장물 취득이죠. 장물인지 모르고 샀으면 모를까 기름을 공급하는 데가 우리나라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게 당연히 문제 있는 기름이라는 걸 알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싸게 구매를 한 것이고 그러니까 장물취득에 해당되는 것이죠.

[앵커]
저희 뒤에 철길이 보이고 그 옆에 창고가 보이는데 말이죠. 철길 건너서 송유관이 있다는 얘기만 듣고 무작정 파내려갔다고 하는데 참 황당한 도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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