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에 '엇갈린 시선'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에 '엇갈린 시선'

2017.08.22.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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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판사들의 '대부'로 평가받는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의 대법원장 후보 지명을 놓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부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습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민사법 전문 정통 법관입니다.

지난 2016년 춘천지법원장 부임 후에도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사법개혁'을 촉구해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박수현 / 청와대 대변인 : 관습대로 해오던 그런 관행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 뛰어넘는 파격 있는 게 새 정부 다운게 아닌가 생각...]

김명수 후보자의 지명은 일단 '파격 인사'라는 공통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수가 내려간 데다 전, 현직 대법관 중에서 지명했던 관행을 깼습니다.

지방법원장으로서 대법관 경험이 전혀 없는 김 후보자는 연수원 15기로, 연수원 2기인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무려 '13개' 기수가 차이 나는 후배입니다.

[차재원 /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 : 그동안 상당히 지나치게 보수화되고 관료화됐던 그런 부분들 때문에 빚어졌던 여러 가지 사법부를 둘러싼 논란 자체도 많았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본다고 한다면 김명수 지명자를 통해서 아마 문재인 대통령은 사법부 내에서도 자체적인 개혁의 동력을 아마 달아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김명수 후보자 지명에,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사법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평소 사법부 개혁에 강한 신념을 지닌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겁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명수 후보자는 지난 1968년 이후 최초로 비대법관 출신 대법원장 후보자로 기수와 서열에 물든 낡은 사법 체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명수 후보자 지명으로 대법원 개혁에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습니다.]

야당은 김 후보자 지명이 사법부의 "정치화, 코드화, 이념화"를 의미한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김 후보자를 반대하고 있는 두 가지 포인트.

먼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법연구회'는 진보 성향 판사들이 만든 연구단체로, 김 후보자는 이곳의 회장을 지냈습니다.

김 후보자의 진보적 성향의 판결에도 주목하고 있죠.

대표적인 것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관련한 판결입니다.

지난 2015년 11월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을 맡아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우리법연구회는 판사 사조직인 진보 성향 판사 모임. 노무현 정권 당시 사법부 내 하나회로 불려. 대법원과 헌재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적 가치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 무너지는 것 아닌가.]

[주호영 / 바른정당 원내대표 : 개혁 위한 것인지 장악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대법관 경험 없는 사람이 수많은 선배 대법관들이 모인 자리서 제대로 전원합의체 평결 주도하고 이끌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 지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건 법조계일 겁니다.

법원 안팎에서도 평가는 엇갈립니다.

기수가 낮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들 가운데 자신보다 선배들이 많은 상황에서 사법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기수 파괴 이야기를 할 때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 후보자가 사법개혁은 물론,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란 기대가 공존합니다.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거쳐야 하는 김 후보자는 대법원장직 수행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후보 : 저는 재판만 했습니다. 31년 동안 법정에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파격'을 넘어 '충격' 인사라는 평가까지 얻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기대와 우려 속 인사청문회의 문턱을 무난히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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