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김명수 대법원장 파격 지명...사법 개혁 방점

[취재N팩트] 김명수 대법원장 파격 지명...사법 개혁 방점

2017.08.22.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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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에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지명됐습니다.

평소 사법부 개혁에 강한 신념을 지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와 함께 파격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재민 선임기자 연결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배경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 현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는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파격이라는 평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요

[기자]
그도 그럴 것이 현 양승태 대법원장은 사법연수원 2기인데 김명수 후보자는 연수원 15기이니까 13기나 아래입니다.

나이도 11살이 차이가 나고요.

또한,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과 3·4대 조진만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대법관을 지내지 않고 대법원장에 지명된 것도 49년 만입니다.

현직 법원장이 바로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것도 처음입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이처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건 사법부 개혁 의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죠?

[기자]
애초 유력한 대법원장 후보에 연수원 12기인 박시환 전 대법관과 연수원 8기인 전수안 전 대법원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두 사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두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의 인사인데 완곡히 고사하다 보니 사법부 개혁 의지가 강한 김명수 법원장까지 기수가 내려간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관 13명 가운데 김명수 후보자 사시 후배는 박보영·김소영·김재형·박정화 대법관 4명입니다.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59년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요.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줄곧 일선 법원에서 재판업무만 맡아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한 주요 법원에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또 과거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 주축이었던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는데 이 단체가 2010년 해산한 뒤 이듬해인 2011년 출범한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도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국제인권법학회는 지난 3월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력구조에 관한 일선 판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현재 사법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전국법관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앵커]
김 후보자가 내린 판결을 보면 좀 더 어떤 인물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표적인 사례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대표적인 게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관련한 판결입니다.

2015년 11월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을 맡아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려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전교조는 해직 교원이 가입됐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적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뒤 각종 소송전을 벌이던 상황이었습니다.

정식 재판이 끝날 때까지 통보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전교조의 승리로 대법원까지 올라갔는데 대법원이 2015년 6월 2심을 깨고 고용부의 손을 들어주며 전교조는 다시 법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때 파기환송 재판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는 대법원의 결정과 달리 다시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앵커]
법원 안팎에선 김 후보자 지명이 사법부의 중심축을 보수 쪽에서 진보 쪽으로 이동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문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지난해 9월 대법관이 된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난달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이 임명됐고요.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이번 인사를 파격으로 규정해도 되는지 알 수 없지만, 관행을 뛰어넘는 파격이 새 정부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일정도 빡빡합니다.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체로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의 정의가 공평하게 실현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한다고 평했고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사법부의 이념화를 노골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 지명이 파격이라고 평가하면서 세밀하게 검증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바른정당은 파격과 코드만 강조된 김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과 경륜이 요구되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잘해나갈지 의문이라고 말해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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