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자 가져와"...사채업자 뺨치는 '10대 돈놀이'

단독 "이자 가져와"...사채업자 뺨치는 '10대 돈놀이'

2017.08.21.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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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학생 후배를 상대로 악덕 사채업자처럼 협박하고 높은 이자를 뜯으려 한 10대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겁없는 10대들은 피해 학생이 돈을 갚지 못하자, 부모에게까지 독촉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1살 최 모 씨는 지난달 10대 고교생들로부터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최 씨의 아들이 수십만 원의 돈을 빌려 갔다며 서둘러 갚아달라는 황당한 내용이었습니다.

[최 모 씨 / 피해 학생 부모 : 처음에 문자 왔을 때는 정말 당황하죠. 애만 생각나는 거에요. 이거 안 해주면 애한테 해코지할까 봐….]

깜짝 놀란 최 씨가 확인해보니 지난 6월 아들 최 군이 동네에서 알게 된 18살 김 모 군의 오토바이를 탄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에 올라탄 최 군은 결국, 얼마 가지 못해 이곳에 주차돼있던 차량을 들이받고 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가 고장 나자 김 군이 수리비를 빌미로 최 군을 협박하기 시작한 겁니다.

[김 군 (지난 6월) : 무섭지 XXX야. 죽기 싫으면 돈 제대로 구해와. 못 구하면 너희 부모님도 피해 볼 줄 알아.]

김 군은 이후 최 군의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돈을 빌린 뒤, 돈을 꿔준 친구들과 함께 수리비 15만 원의 몇 배에 달하는 이자를 갚으라며 한 달 넘게 압박을 가했습니다.

김 군과 10대 친구들은 중간에서 이자를 붙여가며 사채업자 행세까지 했습니다.

[목격자 : (김 군이)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더 쳐서 주겠다. 빌려주면 그걸 중간에서 돌려막는 거에요. 이자 놀이랑 돌려막기를 했더라고요.]

결국, 최 씨는 아들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하고 이 겁없는 10대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 군은 뒤늦게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김 모 씨 / 김 군 부모 : (김 군이) 반성 많이 했고, 진심으로 제가 사과하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을 얘기도 하고….]

경찰은 김 군을 포함해 돈을 꿔준 10대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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