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파란불"...어린이 건널목 사고 줄인다

"동시에 파란불"...어린이 건널목 사고 줄인다

2017.08.18. 오후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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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들은 길을 건널 때 양옆을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성향이 있다 보니, 건널목에서 우회전하는 차나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데요.

이 같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신호체계를 동시에 모든 방향 건널목을 건널 수 있도록 바꾸기로 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파란불이 켜지자 아이들이 쏜살같이 뛰어갑니다.

하지만 양옆을 살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니, 우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일이 자주 빚어지기도 합니다.

[이서연 / 가동초등학교 5학년 : 차가 불쑥 튀어나와서 다칠뻔한 적도 있는데, 제 동생은 저번에 오토바이에 치일뻔한 적도 있어요.]

실제 지난 2011년에는 춘천에서 건널목을 건너던 어린이들이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여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최근 5년간 서울 시내 어린이 보호구역 안에서 발생한 어린이 부상 교통사고는 모두 450여 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건널목을 건너다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시간 간격을 두고 방향별로 각각 켜지는 현행 교차로의 신호 체계가 어린이들의 행동 습관에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작지 않습니다.

[김영미 / 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등굣길에 건널목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라면 녹색 보행 신호에 집중한 나머지 갑자기 뛰어들 수도 있고요. 또 우회전하는 차량이 올 수 있다는 점을 모르죠.]

이에 따라 초등학교 인근 교차로 신호체계를 동시에 모든 방향을 건널 수 있도록 바꾸기로 했습니다.

한번에 건널목 4곳의 초록 불이 켜지게 되면 교차로 부근의 차들이 모두 신호를 기다리게 돼, 어린이의 교통사고 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 방향 보행 신호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는 교차로에서는 신호가 2배 정도 더 길어서 한번에 건널목 2개도 거뜬히 건널 수 있습니다.

경찰은 서울 시내 어린이 보호 구역 가운데 사고 위험이 큰 교차로 82곳을 우선 선정하고, 초등학교 등교 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전 9시까지 동시 보행 신호를 전면 운영할 계획입니다.

[임재민 / 송파경찰서 교통안전계장 : 건널목 전방향 보행 신호를 운영하면서 얻는 효과가 크면 이를 널리 여타 초등학교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큰 교차로의 경우 24시간 종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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