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 이것이 궁금하다 Q&A

'살충제 달걀 ' 이것이 궁금하다 Q&A

2017.08.16. 오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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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이른바 살충제 달걀을 둘러싼 궁금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살충제 기준치를 초과한 산란계 농장이 6곳으로 늘었다는 소식부터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에서 살충제 달걀이 처음으로 확인된 다음날.

정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 천4백여 곳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달걀에서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농장은 경기도 남양주에 이어 강원도 철원이 새로 확인됐습니다.

농가뿐만 아니라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처음으로 검출됐습니다.

정부가 대형마트와 급식소 등 84곳에 대해 검사를 마친 결과, 홈플러스 신선대란과 부자특란 2개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펜트린이 나왔습니다.

이 달걀들의 산지가 충남 천안과 전남 나주 농가로 밝혀지면서 이 성분이 초과 검출된 곳은 모두 4곳으로 늘었습니다.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산란계 농장이 늘면서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전수 조사를 곧 끝내고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산란계 농장 대부분이 친환경 제품이라 소비자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문제가 있는 달걀은 전부 폐기하고 나머지는 시중에 전량 유통시켜 먹거리 불안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영록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17일까지 전수조사를 완료할 계획으로 지금 밤을 새워서라도 조사를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살충제 달걀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YTN 김병용[kimby1020@ytn.co.kr]입니다.

[앵커]
우선 양계장에서 왜 살충제를 썼는지 궁금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 많은 닭을 비좁은 우리에서 키우는 공장식 사육 환경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화면 보시죠.

비좁은 우리에서는 닭이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스스로 몸에 흙을 끼얹는 이른바 '흙 목욕'을 할 수가 없는데요.

이 때문에 닭 몸에 살충제를 쓰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닭 몸에 뿌리는 살충제가 왜 닭이 낳은 달걀에서 검출되는 걸까요,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최재욱 /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이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스프레이로 뿌리기도 하고 가루 형태로 해서 뿌리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양계장 안에 있는 우리 안에 뿌리게 되는 거기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닭의 몸에 들어가고 닭 몸에 들어가서 그게 달걀로 해서 알로 나오는 거죠.]

이번에 국산 달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두 가지입니다.

우선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진드기 등 동물에 기생하는 해충을 없앨 때 쓰는 살충제 성분으로, 인간이 섭취하는 동물에는 직접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피프로닐이 몸에 들어가면 구토와 복통을 유발하고, 다량 섭취할 경우에는 간과 신장 등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비펜트린은 피프로닐만큼 독성이 많지는 않지만, 미국환경보호청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어 기준치 이하로만 쓰도록 엄격히 규정돼 있습니다.

이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건, 친환경이라며 비싼 값에 팔린 달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남에 있는 한 친환경 농장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자그마치 21배 높게 검출됐습니다.

이 소식은 이승배 기자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기자]
살충제 성분이 확인된 곳은 전남 나주에 있는 '정화농장'입니다.

항생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장으로 인정받아 '부자특란'이라는 상표까지 달았습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닭 진드기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검출됐습니다.

kg당 0.21mg, 기준치보다 무려 21배나 높았습니다.

[농장 관계자 : 할 말 없어요. 지금은 다들 신경도 예민하고 그러니까 들어오지 마요. 나가요.]

비펜트린은 일반 농장에서는 기준치 이하로 사용할 수 있지만,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아예 써서는 안 됩니다.

농약 성분 때문에 잔류 기준치도 엄격해 미국에서는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계 농장 관계자 : 친환경 여러 가지 제품이 있지만, 원가가 너무 비싸고 또 듣지도 않아요. (내성 때문에요?) 한번 쓰면 천만 원가량 드는데, (약이) 듣지를 않아요.]

충남 천안 '시온농장'과 경기도 양주 '신선2농장', 광주 '우리농장' 달걀에서도 비펜트린이 검출됐습니다.

양주 '신선2농장'을 뺀 나머지 두 곳 역시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말로만 친환경인 가짜가 명품으로 둔갑해 시중에서 비싸게 팔린 셈입니다.

시온 농장은 닭 35만3천 마리를 키우는 대규모 농가여서 살충제 오염 달걀이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축산당국은 유해 성분이 검출된 달걀을 모두 거둬서 폐기하고 농가에 보관 중인 달걀은 자체 폐기하도록 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그렇다면, 기준치를 넘긴 살충제가 나온 달걀은 얼마나 위험한 걸까요?

전문가들은 즉각 위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섭취량이나 체중 등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임상호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 건 / 서울 북아현동 : 이미 유통된 계란에 대해 믿고 먹어도 되는지 가장 걱정이 되고 아무래도 계란이 서민들이 가장 편하게 먹는 음식인데….]

처음 확인된 남양주 농장 달걀의 피프로닐 검출량은 0.0363ppm.

잔류 허용 기준치인 0.02ppm을 두 배 가까이 초과했지만, 즉각 위해를 주기에는 적은 양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입니다.

체중 60kg 성인이 하루에 0.54ppm까지, 즉 달걀 245개 이상을 한번에 먹어야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해성은 체중이나 섭취량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안심할 수 없습니다.

[최재욱 / 고대안암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그 부분은 사실 얼마나 많이 섭취했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는 문제고 또 어린아이냐 어른이냐에 따라서 결정돼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피프로닐은 익혀도 파괴되지 않고 인체에 들어오면 지방 조직에 남아있다가 배출되는데, 다량으로 유입되면 두통이나 감각 이상 간이나 신장 손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살충제를 직접 뿌리는 양계 업계 종사자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현재의 사육 여건상 살충제를 쓸 수밖에 없다면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최재욱 / 고대안암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사람 건강에 문제 안 될 것이냐 될 것이냐를 파악해서 된다 하더라도 허용 기준이 있으면 괜찮겠다. 이런 기준들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야겠죠.]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함에 따라 식약처는 농약 등 사용기준을 어긴 농장주를 행정 처분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뒷북 대책이란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YTN 임상호입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문제가 된 달걀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달걀 껍데기에 답이 있습니다.

달걀에는 이렇게 생산된 지역 번호, 생산자의 영문 약자, 등급 판정 일자 등이 적혀있는데요.

우선은 '08마리' '09지현', '08LSH' '08신선농장', '11시온', '13정화' 라고 쓰여있는 달걀을 피하시면 됩니다.

살충제에 오염된 달걀은 삶거나 튀겨도 식용이 불가능합니다.

닭이 살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몸속에 독성 물질이 축적돼 껍데기가 아닌 달걀 내부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둔 달걀은 정부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먹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하지만 닭고기는 괜찮습니다.

닭은 산란계와 육계로 나뉘어 사육, 유통되는데 방법이 완전히 달라 먹는 닭고기, 육계는 진드기가 기생하기 어렵고, 출하할 때 검사와 소독도 더 철저히 한다는 설명입니다.

달걀이 들어간 빵, 과자는 괜찮을지도 궁금하시죠.

식약처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학교 급식소 등에서 사용 중인 달걀을 거둬들여 안전 여부를 점검할 계획인데요,

"안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입니다.

달걀이 들어간 빵, 과자는 괜찮을지도 궁금하시죠.

식약처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학교 급식소 등에서 사용 중인 달걀을 거둬들여 안전 여부를 점검할 계획인데요.

"안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입니다.

이제 시민들과 업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라영선 / 서울 방배동 :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는 달걀을 내놓았는데….) 아직 불안하죠. 확신할 수가 없어요, 아직. 지금 제일 많이 먹는 게 솔직히 빵, 유제품 빵 많이 먹는데 이거 빵 어떻게 할 거며, 요즘 솔직히 밥 대신에 빵 많이 먹잖아요. 그런 것도 그렇고 너무 심각한 것 같아요.]

[고건 / 서울 북아현동 :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의 경우에는 도시락 반찬이라든지 가정에서도 많이 먹는데 가격은 둘째치고 살충제가 검출이 됐다는 부분에 대해서 아무래도 많이 꺼려지는 것 같아요.]

[장현주 / 경기 양주시 농장주 : 이번에 전수조사를 해서 문제가 되는 농장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겠죠. 거기에 대한 달걀은 유통을 안 시키고 폐기조치를 해서 전수조사 끝나고 문제없는 농장의 달걀을 유통하는 데는 소비자분들께서 드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재용 / 한국계란유통협회 운영위원장 : (문제가 된) 농가 달걀만 못 먹게 해야 하는데 나머지 '08' 경기도 달걀 전체를 못 먹는 달걀인 것처럼 다 버리라고 방송이 나오니까 반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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