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후원이라더니"...128억 가로채 호화생활

"아동 후원이라더니"...128억 가로채 호화생활

2017.08.11.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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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겠다며 후원금을 모은 뒤 이를 가로챈 기부단체 회장과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수만 명으로부터 12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아 외제 차를 사고 요트 파티를 하는 등 호화 생활을 즐기는 데 썼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화 상담이 한창이던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직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경찰이 54살 윤 모 씨가 운영하는 복지기관을 압수수색 한 겁니다.

"손 다 떼고 나와요. 전부."

윤 씨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며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신 모 씨 / 피해자 :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지역에 보면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이 있어서 보통사람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으니까 후원을 해달라.]

이렇게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4만9천여 명으로부터 후원받은 돈만 128억 원.

여섯 차례에 걸쳐 천6백만 원을 기부한 후원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돌아간 돈은 단 1.7%인 2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후원자들이 보낸 돈이 자신들의 또 다른 법인에서 만든 교육 상품을 판매한 대가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후원금을 가로챈 겁니다.

가로챈 후원금은 임원들이 고급 외제 차를 사고, 요트에서 파티하는 등 호화생활을 하는 데 쓰였습니다.

윤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의 범행에 속은 후원자들을 조롱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재훈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계장 : 전화로만 돈을 기부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무언가를 사는 거지. 피해자들이 바보가 아니면 한 번에 그렇게 (후원을) 할 수 있겠느냐고….]

경찰은 상습 사기 혐의 등으로 윤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사장 69살 박 모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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