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인은 여단장급" 공관병 피해 사례 추가 폭로

"내 부인은 여단장급" 공관병 피해 사례 추가 폭로

2017.08.03. 오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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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인은 여단장급" 공관병 피해 사례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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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줄기 같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건일까요.

공관병을 노예 다루듯이 부린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논란이 공관병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황당한 일화들만 해도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죠.

소파에 떨어진 발톱을 줍고, 같은 군인인데 휴가 나온 대장 부부 아들의 속옷을 빨고, 한겨울에 베란다에 감금당하고, 북한 도발로 인한 긴급 상황도 아닌데 5분 대기조처럼 부려 먹기 위해 손목에 전자팔찌를 채우고.

여기에 물리적인 폭행도 있었다는 추가 의혹이 폭로됐습니다.

대장 부인이 공관병 얼굴에 뜨거운 전을 집어 던졌다는 겁니다.

휴가 나온 자신의 아들에게 간식을 챙겨주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부인만 문제였을까요, 박 대장 본인도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공관병들을 모아놓고 "내 부인은 여단장급, 원 스타급이다.

너희가 예의를 갖춰야지 뭐하는 짓이냐"며 난데없는 호통을 쳤고, 부인에게 밉보인 병사는 최전방 부대로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는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군인권센터 측 주장처럼 직권남용으로 인한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닐지요.

이런 박 대장 부부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한 공관병은 자살 시도도 했다고 합니다.

박 대장 부인이 창고에서 어떤 물건을 찾아오라고 했는데, 그 물건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그 공관병이 혼날 것이 무서워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는 겁니다.

다행히 부관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제지해 참극이 빚어지는 것은 막았지만 얼마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면 그랬을까요?

남의 아들은 소중하지 않은 걸까요?

공관병에게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도 없었습니다.

박 대장 부부가 일요일에는 무조건 교회에 갈 것을 강요했다고 하는데요.

저도 교회를 다니는 개신교 신자인데, 예수 믿는 사람들이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논란이 커지자 박찬주 대장은 '죄송하다'며 전역지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부하인 정훈공보참모를 통해 "박 대장이 군인권센터의 발표에 침묵하는 건 자중하는 것이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방부 감사에서 모든 의혹을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치권도 분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발언입니다.

[김경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아들 건강하게 잘 키워서 군대 보낸 부모가 죄인입니까? 이런 행태는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 작태입니다. 같은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군내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해당 지휘관이 전역 신청서를 냈다고 하지만, 책임을 묻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지휘관이 병사 하인 부리듯 하는 노예 사병 악습이 추가로 없는지 전수조사를 촉구합니다.]

군대 내 폭력과 갑질의 역사, 도움을 청하면 되려 불이익을 당했던 이른바 군대 내 적폐는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곤 했습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상관의 심기나 그 가족의 호의호식을 위해 젊음을 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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