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아이들'...실제 사례는?

'괴물이 된 아이들'...실제 사례는?

2017.07.20.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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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혜 /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장

[앵커]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폭력, 학교폭력 상담을 맡고 있는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김승혜 단장을 저희가 전화연결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고생 많으십니다. 지금 현장에 계시다고요?

[인터뷰]
지금도 지방에 내려와 있습니다.

[앵커]
선생님은 현장에서 직접 보시는 입장이니까 과거하고 요즘, 그러니까 꽤 오래전하고 지금하고 확실히 다르다라고 느끼십니까?

[인터뷰]
네, 학교폭력이 사실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게 20여 년 정도 됐고요. 10년 전하고 비교해서 봤을 때는 온라인 환경이 발전하기 전에는 오프라인상에서,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학교나 동네에서 마주치면서 또는 거기에서 피, 가해자들이 만나면서 일어나는 상황이 많았다고 하면 급격한 온라인 환경 발전을 이루면서 10년 전쯤은 개인 온라인 공간이 굉장히 많이 활용됐습니다.

그래서 자기 홈페이지나 블로그, 카페 같은 데서 폭력적인, 상대를 비방하는 것들에서 지금 현재는 굉장히 이게 공공, 집단의 온라인 공간으로 확대가 됐고요.

또 이 안에서 일어나는 커뮤니티나 채팅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많은 폭력성들이 일어나면서 사실 사이버환경이 접근하기에 편하고 굉장히 허구적이고 가상성이 있고 본인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데 문제는 이런 점들이 하나도 관리되지 않은 채 운영이 되고 있거든요.

이전의 폭력은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떠나서 또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면 조금 피할 수 있고 쉴 수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일상 전체를 지배받는 구조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양상들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단장님은 사이버 공간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시는 입장인데 실제 현장에서 만나신 사람들이나 사례 중에서 이 사이버 공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악영향을 미친 그런 사례들 기억나시는 게 있습니까?

[인터뷰]
어떤 가해자가 피해 학생의 사진과 신상에 대한 것들을 모두 다 허위로 조작해서 SNS상에 유포하면서 발생했던 사례들은 너무 많고요.

최근에 1인 방송이 굉장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으면서 1인 방송을 이용해서 욕이나 폭력적인 상황들을 배틀로 희화화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또 성관계라든지 성적인 부분에 대한 것들을 촬영해서 이것들을 사이버 공간에 퍼트림으로 인해서 이런 2, 3차 피해들이 일어나는 사례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서 특히나 사이버 폭력이 부가된 폭력 문제가 굉장히 학교폭력이나 청소년 폭력이 파급되고 확산되는 데 아주 큰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1인방송을 통해서 어떤 것들을 하나요. 욕설하는 것들하고 또 어떤 일들을 하나요?

[인터뷰]
대개 본인을 과시하거나 본인을 나타내는 방송을 하는데 청소년들은 그때그때 사회 환경이나 매체 환경 변화에 민감한 유행을 따르잖아요.

얼마 전까지는 욕배틀이 굉장히 유행이었습니다. 서로 누가 욕을 세게 강하게 하느냐. 또 게임이나 방송상에서 보여주는 폭력적인 행위들을 실제로 따라하면서 누가 이기는지 이런 것들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여과없이 뭔가 굉장히 재미있는 방송처럼 미화해서 나가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를 거쳐왔는데 10대 때는 물론 아이이고 성장과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성이 확립돼 나가는 시기란 말입니다.

그런데 예컨대 욕 배틀이야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그냥 백 번을 양보해서 그런 다 쳐도 거기에서 폭력을 실제로 행사하고 성행위를 하고 그런 것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것이 잘못이다라는 의식을 못 합니까?

[인터뷰]
이게 참 아이러니한 문제인데요. 환경이 많이 바뀌고 그다음에 굉장히 많이 좋은 사이버 환경이든 온라인 환경이든 사회발전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이나 이것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제대로 된 교육을 아이들이 받고 있거나 또 그런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면 대개는 가해행위로 거기에서 문제가 됐던 친구들은 몰랐다. 그냥 재미삼아 했는데 이게 그런 문제까지 갈 줄 몰랐다라는 굉장히 심각한 의식 부재들을 많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흥미를 좇아가고 사실 어느 정도 중고등학생들이 모두 다 겪고 자라나는 환경이기는 하지만 빠른 환경 변화에 더욱더 예민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과연 얼만큼 적정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 된 인식이나 돌봄의 시스템들이 들어가고 있느냐, 이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각지대가 있고 또 방치되는 부분에 있어서 이것들이 청소년의 범죄나 폭력 이런 안 좋은 문제들로 그대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김 단장님,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느끼시는 김 단장님이 느끼시기에 제일 시급하다, 이것부터 빨리 우리가 선결해야 된다라는 과제는 어떤 겁니까?

[인터뷰]
일단 많은 사례에서 보면 피해자들은 너무나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 피해자의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손상에 대한 대처라든지 긴급한 개입들은 항상 부재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을 처리하는 데 치중되어 있고 다른 감정적인 문제에 치중되어 있어서 가장 중요한 피해자의 돌봄과 지원이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청소년들 폭력 문제에 있어서 많은 가해 아이들이 얘기하고 있는 게 장난이었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하지만 장난은 서로 좋은 차원에서 한번 정도 또는 상대가 싫다고 했으면 당장 멈춰야 되는 건데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 일어나는 것들이. 그렇기 때문에 정말 우리 아이들이 또 내가 피해나 가해 입장, 각각 다른 위치에 있을 때 이것들을 자기 마음대로 인식이나 관점을 변화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교육이나 재활 선도 기회가 정말 아주 촘촘하게 있었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어른들이, 특히나 부모님들을 제가 많이 만나보면 나의 자녀가 또 우리 아이가 가해 입장일 때와 피해 입장일 때 굉장히 입장이 다르세요, 같은 사건을 놓고도. 이런 어른들의 인식 자체가 다르고 그때그때 달라지는 관점이 달라짐으로써 사실 아이들도 제대로 된 학습을 못 하는 겁니다, 이 사회의 학습을.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폭력에 대해서 조금 더 민감해지자. 그다음에 단순하게 처벌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는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얼마큼 제대로 주고 있는지 사후관리까지 정말 끝까지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있는 게 지금으로서는 절실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승혜 단장 얘기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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