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오른 최저임금, 藥일까 毒일까?

확 오른 최저임금, 藥일까 毒일까?

2017.07.17. 오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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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올라와 대학을 다니고 있는 스물 두 살의 양순 씨, 그녀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되면서 내년 급여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지방에서 PC 방을 운영하고 있는 양순 씨의 아버지는 '울상'입니다.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 부담에 추가 고용은 엄두도 못 내는데, 평년의 2배 넘는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 시급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는 겁니다.

7,530원으로 확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우리 경제에 약이 될까요, 독이 될까요?

진통 끝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인상금액으로는 역대 최고수준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으로 무려 16.4% 오른 겁니다. 일주일에 4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 135만 원 수준에서 월 157만 원으로 22만 원 오르게 됩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비율로는 잘 실감이 안 날 테고요. 시간당 1,060원 인상이라고 하면 이게 아마 내년부터는 최저임금 받는 근로자들이 월에 22만 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다, 우리 근로자들이 야근이나 잔업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하면 30만 원 이상의 인상 효과가 있다, 하면 조금 더 실감이 나실 것 같습니다.]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

분배 문제를 개선하고 서민층 소비 여력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포용적 성장이 핵심입니다.

이번을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을 이런 폭으로 인상할 경우 최저임금 만 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로 가는 청신호입니다. 또 극심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 주도 성장을 통해 사람 중심의 국민성장시대를 여는 대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중앙회는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불 능력이 한계를 벗어난 영세기업들은 범법자로 내몰릴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김동연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정부는 당과 협의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의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함은 물론, 재정 지원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안은, 최근 5년 동안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인 7.4%를 웃도는 추가 인상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소상공인업계는 정부의 최저임금 초과 인상분 지원 대책에 대해 '일회성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감당할 만큼 경쟁력이 좋아지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후에는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각종 경영상의 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이달 말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연 매출 2-3억 원 사이 가맹점은 1.3에서 0.8%로, 3에서 5억 원 사이는 2에서 1.3%로 낮추는 방안이 시행됩니다.

[박지순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문제는 우리 전체 물가 인상도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이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단순히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인지 임대료 문제인지 등등, 참 여러 가지 복합적인, 연립방정식을 풀어야 하는데 앞으로 정책 당국자의 고민도 상당히 깊어질 것 같습니다.]

노동자와 경영자가 함께 웃는 최저임금 상생 해법을 찾는 일은 지금부터 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부담도 덜어주는 해법도 함께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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