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목숨 앗아간 학생과 첫 대면...엄마는 울지 않았다

딸 목숨 앗아간 학생과 첫 대면...엄마는 울지 않았다

2017.07.13.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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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8살 아이가 납치돼 처참히 살해된 사건.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재판장에 증인으로 섰습니다.

딸의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 17살 김 모 양을, 어머니는 처음으로 마주했습니다.

엄마는 딸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종달새 같은 목소리, 엄마에게 뽀뽀하고 학교로 달려갔던 아이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두 주먹을 꽉 쥘 뿐, 어머니는 울지 않았습니다.

실낱같은 희망이 무너진 순간을, 어머니는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옆에 있던 형사가 전화 한 통으로 할 말을 잃고, 밖에 나갔던 남편이 울면서 돌아오던 순간, 딸이 오지 않는구나,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길이라도 지켜주고 싶었던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굴은 괜찮다는 말에 아이를 보러 갔지만, 눈도 채 감지 못한 아이의 얼굴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예쁜 옷도 준비했지만, 잘라 입힐 수밖에 없었다"는 증언도 이어갔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데 그럴 수가 없어 언제나 같이 있어 주려고 수목장을 했다."

어머니의 증언에 방청석은 눈물바다가 됐고, 피고인 김 양도 흐느끼고, 오열하기까지 했습니다.

가해자와 같은 방을 썼던 수감자의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김 양은, "나도 힘든데 왜 미안해야 하느냐", "정신병 판정을 받으면 감형된다며 콧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또 "부모가 넣어준 아스퍼거증후군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김 양의 심리를 분석한 대검 수사자문위원은 "벚꽃이 한창인데 볼 수 없어서 슬프다"고 한 김 양의 말을 언급하며,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는데요.

피해 아동 어머니와 눈도 마주치지 못 했던 김 양은, 어머니가 퇴장하자, 돌연 태도를 바꿨습니다.

한순간에 울음을 멈추고 안경을 고쳐 썼다고 합니다.

다른 이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그런 적 없다" 소리를 지르다 제지를 당했고, "정신 감정을 다시 받고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증인석에 선 이유가 무엇이냐, 검사가 묻자, 어머니는 김 양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말했습니다.

"우리 막내가 얼마나 보물 같은 아이였는지 피고인이 알아야 합니다. 무슨 잘못을 한 건지 제대로 알고 타당한 벌을 받았으면 해서 나왔습니다."

"집에 가면 환히 웃던, 보물 같은 아이가 지금은 없다, 그렇게 가서는 안 되는 아이였다."

어머니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읊조렸습니다.

증언할 때마다 두 주먹을 불끈 쥘 뿐 울지 않았던 어머니.

어쩌면 가해자에게 응당한 처벌이 내려지기 전까지 울 수조차 없는 어머니의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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