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못 먹겠다" 확산하는 '햄버거포비아'

"불안해서 못 먹겠다" 확산하는 '햄버거포비아'

2017.07.07.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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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논란이 확산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햄버거에, 공포증을 뜻하는 단어 '포비아'가 붙어 '햄버거포비아'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과 궁금증, 정리해봤습니다.

네 살배기 여자아이가 의료 기기를 주렁주렁 달고 누워있는 안타까운 사진입니다.

신장의 90%가 망가져 장애판정을 받았고요, 평생 투석을 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부모는 지난 5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아이가 덜 익은 햄버거 고기, 즉 패티를 먹고 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는 겁니다.

'햄버거병'의 공식 명칭은 '용혈성 요독증후군'입니다.

대장균에 오염된 고기나 우유 등을 먹었을 때, 대장균이 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신장에 전달되고, 급성 신장 손상을 일으킵니다.

결국 몸에 독소가 쌓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설사나 구토, 혈변 등을 볼 수 있고요.

뇌에 손상을 주면 경련이나 혼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분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취약하다고 합니다.

[박태균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연구교수 (YTN 라디오 인터뷰) : 초기에는 대개 설사로 시작하는데요. 일반 식중독과 비슷한데, 시간이 지나서 아주 극히 일부, 특히 어린이라든가 영유가 같은 경우엔 이게 심해지면 신장을 망가뜨리는 용혈성 대장증후군까지 올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병원성 대장균 O-157균에 감염되면 한 2~7%정도가 용혈성 요독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10세 미만의 어린이는 그 비율이 굉장히 높아져서 10%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맥도날드 한국지사 측은 드물지만, 패티가 덜 익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자체 추적 조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고소 하루 만에, 이 사건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 2부에 배당했는데요.

하지만 빨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시 먹었던 패티에서 균이 검출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미 지난해 9월의 일이어서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고요.

'어떤 음식' 때문에, 즉, 햄버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오염된 음식이 원인인지에 대한 입증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맥도날드 측은 당일에 햄버거 300개를 팔았지만, 피해 신고가 없었고, 시청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햄버거병'에 대한 진단 소견과, '내부 자료 및 제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매장 CCTV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과연 먹여도 되나?

막연한 공포는 오히려 독입니다.

제대로 된 질문은 '어떻게 먹어야 되나'가 아닐까요?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박태균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 연구교수 (YTN 라디오 인터뷰) : 그라운드 비프, 햄버거 패티처럼 갈거나 표면적을 많이 넓혀놓은 고기는, 분쇄육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것들, 그런 것은 우리가 더 조리에 신경 써야 한다. 왜냐면 사실 식중독균은 열에 굉장히 약하거든요. 덜 익은 고기 말고 완전히 익힌 고기를 드시는 게 중요합니다.]

한 마디로, 스테이크 같은 통고기보다, 다져서 만든 고기가 더 위험하다는 건데요,

다행히도 대장균은 70도 정도의 열에서 죽습니다.

스테이크라면 겉만 잘 익혀도 되고요, 고기를 다진 패티는 반드시, 속까지 충분히 다 익혀서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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