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검찰개혁 의지 확고...공직사회 본격 사정 예고

[취재N팩트] 검찰개혁 의지 확고...공직사회 본격 사정 예고

2017.07.05.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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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문무일 부산 고검장이 지명됐죠.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는 달리 검찰총장은 내부에서 승진 지명됐습니다.

문무일 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낙점된 이유와 앞으로의 검찰 개혁 어떻게 이뤄질지 최재민 선임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문무일 고검장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힙니다.

사법연수원 18기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요.

청문회를 통과하면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김종빈 전 검찰총장 이후 12년 만의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됩니다.

더욱이 1948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41명의 검찰총장이 있었는데 역시 청문회를 통과하면 광주 출신의 최초의 검찰총장이 되는 기록도 세우게 됩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남 무안이라서 지역 안배 차원에서 다른 인물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결국, 막판에 문 고검장이 낙점을 받았습니다.

[앵커]
문 후보자가 검찰에서 처리한 주요 사건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평검사 시절인 1994년 지존파 사건 당시 경찰의 허술한 초동수사에 적극적으로 재수사를 지휘해 살해의 단서를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 처리로 문 후보자는 검찰에서 엘리트들만 근무한다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발탁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장 시절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수사를 지휘해 조 전 부사장을 구속하기도 했고요.

제주지검 부장검사이던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팀에 파견도 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김경준 씨의 주가조작과 기획입국설 의혹,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수사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아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를 기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검찰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더욱이 군더더기 없는 수사를 한다고 후배 검사들이 전하고 있기도 하고요.

원칙을 중요시하는 가운데서도 유연한 사건 처리를 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정권 초기 검찰총장이 누가 되느냐를 놓고 관심이 많았던 적도 드문 것 같습니다.

[기자]
다른 외청과는 달리 대한민국의 검찰총장은 장관급입니다.

의전 순으로 치면 60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권한은 막강합니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지위가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인데요.

예전 김수남 검찰총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이번 사건은 총장이 주임검사다라고 말할 만큼 수사팀을 독려해 결국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기도 했죠.

이후에 수뇌부가 자의 타의로 줄줄이 옷을 벗기도 했는데 공석 사태가 오랜 기간 계속된 이유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 개혁과 사정이라는 중책을 지휘하는 책임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 탓으로 보입니다.

[앵커]
문 후보자는 어제 지명 이후 곧바로 서울로 상경한 뒤 오늘 서울고검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한 얘기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문 후보자는 어제 오후 부산에서 바로 상경했고요.

오늘 아침에는 서울고검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출근길에 문 후보자를 맞은 건 기자들이었는데 문 후보자는 부패한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의 적이자 그 사람이 속했던 조직의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당히 강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연이어 불거진 검찰 고위간부의 뇌물 의혹과 돈 봉투 사건 같은 구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이자 향후 검찰개혁 의지를 피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공직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사정에 들어갈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20일에 열리죠? 어떤 게 쟁점이 될까요?

[기자]
정부가 이번 주 안에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인사청문회는 20일에 예정돼 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문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와 실현 방안,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신상의 문제점이 나온 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다만 지난 2015년 문 후보자가 이끌었던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의 적절성을 두고 여야 양측에서 문제 삼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권력 눈치 보기 수사라고 비판한 적이 있고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도 문 후보자의 수사팀에 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를 받고 대법원 판단을 앞둔 홍준표 당 대표 측을 중심으로 불만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앵커]
국정 농단 사건과 맞물려 검찰 수뇌부가 줄줄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진하면서 검찰 인사도 미뤄졌어요.

인사는 언제쯤 이뤄지나요?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3일 열립니다.

앞서서도 언급했듯이 검찰총장 청문회는 20일에 예정돼 있고요.

두 수장이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의 인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지난해 말에 이뤄졌어야 했는데 국정농단 사태로 반년이 넘게 늦어졌습니다.

[앵커]
검찰 개혁의 신호탄은 검사장 수 축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에 비 검찰 출신을 지명하거나 임명해 검찰 개혁 의지를 보여줬죠.

말씀하신 대로 그 첫 번째가 검사장 수 축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법무부 내에 검사장이 사실상 독점해왔던 일부 자리가 개방직으로 바뀌거나 비 검찰 출신이 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1년 반 동안 인사를 하지 못했지만 승진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법연수원 22기까지 정기 인사에서 승진했고, 지난 5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사법연수원 23기로는 처음으로 검사장에 발탁됐습니다.

나아가 다음 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차장, 부장급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이른바 정치 검사를 사실상 퇴출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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