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 대리주차...주변 교통 정체는 나 몰라라

백화점 VIP 대리주차...주변 교통 정체는 나 몰라라

2017.06.21.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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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들이 주변 공용도로를 일부 손님들의 대리 주차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막히는 도로가 백화점 측의 대리 주차 서비스로 심각한 체증이 빚어지면서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련 지자체들은 단속 규정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변영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90도 인사를 받으며 차에서 내리는 손님.

운전대를 건네받은 주차 요원은 익숙하게 인근 차로에 차를 댑니다.

상위 1%, 백화점 VIP에게만 허락되는 대리 주차 서비스입니다.

주차 구역이 아닌, 일반 차로지만, 교통콘으로 경계를 만들어 놓고 VIP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도심의 또 다른 백화점은, 아예 공용 도로를 침범하면서까지 주차를 대신 해줍니다.

VIP 차량이 불편함 없이 빠르게 오가도록 주변 차량도 통제합니다.

도로 위에는 '발렛 파킹' 구역임을 알리는 표지가 여기저기 세워져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날이면 이 일대는 어김없이 정체됩니다.

일부 VIP 때문에 빚어지는 혼란과 체증에, 시민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정연옥 / 서울 방학동 : 저도 시간이 나면 백화점에 물건을 사지 않아도 물건을 구경하러 많이 다니는데, 경제력이 많은 사람이나 사회 특권계층에게만 그렇게 하는 것은 좀 개선될 점이라고 생각해요.]

현행법에 따르면, 구획표시가 된 곳에만 주차할 수 있고, 차량 흐름을 방해하면 곧바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세세한 규정이 없다며 제재도, 처벌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행태적인 문제인 거죠. 기사분이 있다거나 대리주차하는 분이 빼버리면 되니까…. 주차장으로 구역이 설정된 사실 그런 건 아니죠.]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다중이용시설로 허가를 받은 만큼, VIP를 위한 '꼼수' 운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원철 /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 주차 (허용) 대수를 한 대 받기도 어려운데 그렇게 어렵게 받은 주차 공간을 일반 대중이 아니라 VIP 전용으로 일부를 활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백화점 측은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백화점 관계자 : 차량 정차되어있는 건 사실 맞아요. 저희 주차 요원들이 말씀은 드려요. "고객님 여기 세우시면 단속 위험성 있어서 과태료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고요).]

상위 1%를 향한 백화점의 과한 배려에, 대다수 시민이 불편함을 겪는 건 아닌지, 깐깐한 감시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변영건[byuny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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