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목례에 옅은 웃음까지...여유 찾은 박 前 대통령

[취재N팩트] 목례에 옅은 웃음까지...여유 찾은 박 前 대통령

2017.05.26.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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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도 별다른 이슈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첫 번째 공판 때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어제 공판에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최재민 선임기자 연결해 어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 모습과 앞으로의 재판 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어제 재판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오전 10시에 시작한 재판은 오후 5시 47분쯤 마무리됐습니다.

점심시간 1시간 50분과 휴정 시간 15분을 제외하면 실제 재판은 6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앵커]
어제 재판 출석 당시 모습도 첫날과 비슷했죠?

[기자]
첫 공판에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집계와 핀으로 올림머리 형태를 했고 남색 정장 차림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첫 공판에서 머뭇거렸던 것과는 달리 곧바로 자리를 찾아갔고 자리에 앉기 전에는 재판부와 변호인에게 가볍게 목례하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또 첫 번째 공판보다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면서요?

[기자]
첫 재판 때와는 달리 재판부가 카메라 촬영을 허용하지 않아서인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 모두 첫 공판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편안해 보였습니다.

최순실 씨는 어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초반에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길어지자 팔걸이에 몸을 의지하거나 손으로 턱을 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이 발언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서류를 넘겨보거나 변호인과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습니다.

허리가 아픈 듯 때때로 몸을 앞뒤로 흔들기도 했고요 재판이 마무리됐을 때는 변호인단과 재판부에 목례를 하고 법정을 떠났습니다.

[앵커]
어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적인 발언이 있었습니까?

[기자]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변론을 지켜볼 뿐 직접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침묵했습니다.

오전 재판에서는 재판장이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나중에 말하겠다고 했고 오후에도 휴정 직전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자세한 것은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짤막하게 답할 뿐 따로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휴식 시간이 지난 뒤 재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잘 쉬었는가. 재판이 원래 좀 지루하고 힘들다며 처음이라 더 그럴 것 같은데 휴식이 필요하면 변호인을 통해 언제든 요청하면 재판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휴정하겠다고 말을 건넸지만

박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어제 재판에서는 두 마디 한 게 다였습니다.

[앵커]
첫날은 방청권을 얻기 위해 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어제는 군데군데 빈자리도 눈에 띄었다면서요?

[기자]
재판 직전까지 일반 방청석 가운데 10여 개가 비어 있었고, 일부 방청객은 재판 시작 50분 만에 재판정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정 안팎에 방호원 10여 명을 배치했으나 재판은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습니다.

[앵커]
어제 공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한 상태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과정의 강제모금을 비롯한 직권남용과 강요 혐의에 관한 서류증거를 다퉜죠?

[기자]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사건의 재판 기록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지시나 공모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재단 이사진 명단과 정관을 내려줬고 최 씨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서를 대기업 회장들과의 독대 자리에서 건넸다는 안 전 수석의 증언, 또 각종 지시 사항을 안 전 수석이 그대로 업무 수첩에 기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최 씨에게 문건을 건넸다고 증언한 조서도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유영하 변호사는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르재단 정관을 전달받았는데 기록에 보면 미르재단 정관은 문체부 과장이 전경련에 샘플을 전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인 가운데 개인 비리로 기소된 사람이 있고 안 전 수석은 공소장에는 기재되지 않았지만 한 업체 대표로부터 훈민정음 해례본을 받은 사실이 기록에 나타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 카드로 관계자들의 개인 비리를 수사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에둘러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음 재판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우선 다음 주 월요일인 29일 열리는 공판에서는 최대 쟁점인 삼성 뇌물 사건과 관련한 증인 신문이 시작되고요

이때는 최순실 씨가 함께 재판을 받습니다.

다음 달 1일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건의 공판 기록을 조사하게 됩니다.

이어 7일에는 장시호 씨와 김종 전 차관,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전 장관 사건의 공판 기록을 조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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